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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파동에 불안한 식탁…주목받는 비건푸드

채식인구 10년새 3배 증가

전문음식점도 400여개 달해

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에 안전 먹거리 선호 추세

강화 동원·롯데 등 인공고기 판매

동원·롯데 등 인공고기 판매 동원F&B가 지난 2월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비욘드버거`(왼쪽)와 롯데푸드가 4월 론칭한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오른쪽)

 동원·롯데 등 인공고기 판매 동원F&B가 지난 2월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비욘드버거`(왼쪽)와 롯데푸드가 4월 론칭한 `엔네이처 제로미트 까스`(오른쪽). [사진 제공 = 동원F&B·롯데푸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구제역과 조류독감에 이어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가축전염병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비건(vegan)푸드가 안심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비건푸드는 고기·우유·달걀 등이 배제된 채식 위주 식단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비건푸드를 고집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육식에 대한 불안감으로 채식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15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09년 50만명에서 10년 새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육식을 완전히 멀리하진 않지만 채식 위주 식문화를 지향하는 인구까지 합하면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식 인구가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음식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전국 100~150개에 그쳤던 비건 음식점은 현재 400여 개에 달한다. 채식에 대한 관심은 e커머스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마켓에서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비건푸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세부 품목으로는 비건초콜릿이 140%, 비건빵이 23%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육식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비건푸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2000년대 조류독감을 시작으로 광우병, 구제역 등 전염병 이슈가 불거지면서 육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개인적 신념에 따라 육식을 멀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뿐 아니라 햄버거병과 같은 신종 질병이 나타나면서 ‘동물복지 축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건강을 염려한 40·50대가 비건푸드를 찾았다면 요즘엔 환경문제를 중시하는 20·30대도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채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가축 전염병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살처분과 같은 극단적 방역작업을 지속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가 채식 위주 식단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문화가 확산되자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식품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동원F&B는 올해 2월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계약을 맺고 대체육을 국내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대체육이란 채소·콩·견과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가까운 맛을 구현한 식품이다.

과거에는 고기맛에 크게 못 미쳐 외면받았지만 최근에는 제조기술 발달로 식감, 풍미에서 고기와 거의 차이가 없고 건강에 이롭다는 점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동원F&B의 비욘드버거는 현재 약 2만팩(패티 4만개) 판매됐다.

연내에는 ‘비욘드소시지’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이나 동물 복지를 고려한 비건 소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도 올해 4월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했다. 통밀에서 100% 순식물성 단백질만 추출해 고기의 근섬유를 재현했다. 현재 엔네이처 제로미트의 누적판매량은 4만여개다. 올 하반기엔 함박스테이크 콘셉트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채식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9&aid=000443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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