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육식을 멈추면 지구를 살릴 수 있나?

메탄가스는 강력한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 가스는 지구온난화 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자연재해 생태계 파괴·식량 및 물 부족·전염병 확산 등으로 이어져 지구를 점점 더 병들게 한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이다. 이중 메탄가스는 주로 화석연료 생산 및 소비·매립지·대규모 목장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트림 등을 통해 방출된다. 

특히 소를 비롯한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인간 활동과 관련된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37%에 달한다고 하니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기와 유제품 섭취를 멈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주장과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고기 섭취를 줄여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지구온난화 방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미국 월간지 리즌(Reason)이 7일 인터넷 웹사이트에 “미국인들이 고기를 먹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를 추산한 결과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기 섭취 자체는 지구 환경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8월 공개한 ‘토지사용과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서구식 음식섭취가 지구온난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후 세계 언론들은 “기후 전문가, 더 많은 야채와 더 적은 고기 섭취 권장(Wall Street Journal)”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기 섭취량을 줄이자(The Times of London)” 등의 타이틀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리즌의 과학특파원 로널드 베일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전세계 평균 2배의 고기를 섭취하는 미국인들이 일제히 채식주의자(비건)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가설 하에 그 영향을 계산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 1인당 육류 연간 소비량은 220파운드(약 100kg)까지 증가했다. 베일리가 ‘1인당 100kg’ 수치를 바탕으로 미 비영리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공표한 고기 1kg 소비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곱했더니 1.4톤이 나왔다. 1인당 1.4톤은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운영되는 ‘온실가스 이니셔티브’의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8달러 정도다.  

미국인 전체가 완전한 채식을 하고 모든 가축 사육을 중단한다고 가정할 때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불과 3.6% 감소하는 셈이다. 2017년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연구에서도 베일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론이 나온바 있다. 버지니아 공대에서 축산학을 연구하는 로빈 화이트(Robin White)와 미 농업연구사업단 연구원 메리 베스 홀(Mary Beth Hall)은 공동연구를 통해 “미국의 식량생산 시스템에서 동물을 제외할 경우 총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2.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론 도출을 근거로 베일리는 “고기 섭취를 멈추는 것만으로는 기후 변화에 거의 영향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IPCC 원문 : https://www.ipcc.ch/site/assets/uploads/2019/08/4.-SPM_Approved_Microsite_FINAL.pdf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