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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빨대 사용, 뭐가 문제야?

환경부가 지난 7일, 일회용품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은 사실상 무기한 연장되고 종이컵은 사용 금지 품목에서 제외됐다. 동시에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과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사용도 그대로 재개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도는 작년 11월 24일 시행된 일회용품 추가 규제 중의 하나였으나 1년간의 계도기간을 앞두고 돌연 규제 철회를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긍정적 의견

환경부가 지난달 25일 소상공인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날 참석한 한국외식업중앙회와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한국커피로스터연합,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의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에 대해 환영의 메시지를 밝혔다.

정부가 플라스틱 빨대 이용을 금지시킨 이후 사업자들은 종이 빨대 같은 대체품을 사용해 봤는데, 음료 맛을 떨어뜨리고 사용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된 상황이었다.

소상공인 연합회는 “소상공인도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현시점에서 일회용품 규제는 필요 기반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아 소상공인의 애로가 컸다”고 밝혔다.

부정적 의견

환경부의 일회용품 금지 계도기간의 무기한 연장에 따라 종이빨대 제조업자들은 즉각적인 타격을 입었다. 11개 종이 빨대 업체로 구성된 ‘종이 빨대 생존 대책 협의회(가칭)’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환경부의 연장에 따른 보도자료를 냈다.

협의회의 재고는 1억 4천만 개며 미 참여 업체들의 재고까지 포함하면 2억 개에 달한다. 업체들은 정부를 믿었다가 갑자기 위기에 내몰렸다며 긴급지원 자금 투입을 요청하며 13일 세종시 정부청사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일회용품 보증금제 전국 시행 철회를 규탄하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규제 권한을 자진해서 반납한 무능한 환경부”라며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행하지 못한 환경부를 국민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논쟁 : 종이 빨대 정말 친환경 적인가?

종이 빨대의 친환경성 논란의 이유를 몇 가지 알아보자면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는가?
종이빨대의 분해 및 재활용이 가능한가?
생산 과정에 있어서 탄소 배출량이 적은가? 

티모 그로핀 벨기에 앤트워프대 박사후연구원 국제공동연구팀은 자국에서 유통 중인 종이 빨대 제품을 분석한 결과, 18개(90%)의 제품에서 생분해를 어렵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플라스틱 빨대는 조사 대상 제품 중 70%에서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조사한 20개 종류의 종이 빨대 중 18개에서 PFAS를 발견했다. PFAS는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 중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화학물질로 쉽게 분해가 되지 않아 최근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PFAS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저체중아 출산, 면역체계에 영향을 끼치며 암 유발 가능성과 갑상선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된다. 연구팀은 종이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탄소 배출량을 두고 미국 환경보호국(EPA)는 같은 무게를 생산할 때 플라스틱 빨대(1.55t)에 비해 종이 빨대가 5.5배 많은 8.45t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런 논란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화학물질에 대해 지난 9월 한솔제지, 무림 등 국내 종이 빨대 제조업자들은 각각 PFAS 조사보고서를 내놓으며 “해당 연구는 벨기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얻은 결과로 국내 제품에선 관련 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빨대를 폐기하는 단계에서 플라스틱 빨대보다 종이 빨대가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는 로리웨어 기후정책 책임자인 카루나 라나의 미국 미시간 공과대학(MTU) 석사 논문 연구 결과도 있으며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두배 정도 무거워 탄소 배출에 불리한 부분이 있다는 홍수열 자원순한사회경제연구소장의 의견도 있다.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전과정평가법(LCA)’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종이냐 플라스틱이냐 규제와 연기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것이 아니라 일회용품 생산을 줄이고 개인컵, 텀블러 사용과 환경을 위한 캠페인에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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