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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식물성 식품에 ‘고기류 명칭’ 사용 금지 추진에 EU 재고 요청

전설적인 뮤지션이자 환경운동가인 폴 매카트니와 그의 가족이 유럽연합(EU)에 식물성 식품 라벨에 ‘고기’와 관련된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매카트니는 초당적 영국 국회의원 8명과 함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공동 서한을 보냈으며, 해당 규제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 생산자, 그리고 지구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을 지지하는 측은 ‘소시지’, ‘버거’ 등 고기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전통적인 축산업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카트니 측은 ‘식물성 소시지’나 ‘비건 버거’ 같은 명확한 라벨이 혼동을 줄 가능성은 없으며, 오히려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반박했다.

한편, 영국 채식협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 중 92%는 식물성 제품을 동물성 고기와 혼동한 적이 없거나,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식물성 식품의 명확한 표기와 함께,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서한에는 매카트니 외에도 아이린 캠벨, 시안 베리, 제러미 코빈, 케리 맥카시 등 여러 정당 출신의 국회의원이 서명했으며, 영국이 EU를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식품 시장과 규제는 여전히 밀접하게 얽혀 있어, 유럽에서의 결정이 영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법안은 아직 최종 승인되지 않았으며, 지난 12월 10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협상은 프랑스 MEP 셀린 이마르가 보호 대상 용어에 ‘푸아그라’와 ‘햄’까지 포함하려 하면서 무산되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는 2026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국제 비건 식품 단체인 ProVeg 인터내셔널의 대표 야스마인 더 부는 “식물성 제품에 ‘고기’ 관련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투표가 연기돼 다행”이라며 “이제 EU가 식품 라벨 제한이 실제로 필요한지 숙고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여러 조사를 통해 ‘채식 소시지’ 같은 용어가 혼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며, 이러한 명칭을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2025년,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사상 최고치 경신 전망

2025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국제 연구기관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 GCP)가 2025년 11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워 생산된 에너지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총 381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인 2024년에 비해 약 1.1% 증가한 수치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선언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기후 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1.5℃ 상승을 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는 사실상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특정 국가나 특정 연료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주요 화석연료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은 여전히 발전 부문의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석유는 운송 부문에서, 천연가스는 난방과 산업용 에너지에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 세 가지 에너지원이 합쳐지면서 배출량 증가는 전 지구적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주요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할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와 산업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 증가세를 주도해 온 중국과 인도는 2025년에 들어서는 배출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의 경우 산업 구조 조정과 함께 태양광 및 풍력발전 확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인도 역시 에너지 믹스 다변화와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배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볼 때 총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기후 안정화 노력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경우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상승하게 되며 이는 극한 기후 현상과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붕괴 등 복합적인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은 또한,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다시 증가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3년과 2024년 엘니뇨의 영향으로 약화됐던 자연 탄소 흡수원인 삼림과 해양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부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흡수 능력이 무한한 것이 아닌 만큼, 근본적인 배출 감축 없이는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편, 화석연료 외에도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배출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벌채 활동이 줄어들고, 산림 복원 및 보존 활동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는 2025년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되지만, 화석연료 배출 증가분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화석연료 + 토지 이용 포함)은 422억 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여전히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심각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2025년이 기후위기 대응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배출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후 전환을 위한 핵심 과제

이번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환경단체와 학계, 정책 결정자들은 하나같이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특히 화석연료 배출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마저 실질적인 감축보다 구조적 의존을 이어가고 있다는 현실은 정책적 전환이 절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배출 증가를 멈추고 실질적인 감축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 석탄과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발전 구조에서 벗어나 태양광, 풍력, 수소, 원자력 등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발전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전기차 확대, 난방 시스템 전환,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 등 전력 사용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을 포함한다.

산업 부문의 전환도 빼놓을 수 없다. 시멘트와 철강, 석유화학 등 고배출 산업은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CCS), 수소 연료 전환, 대체 원료 도입 등으로 근본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또 도시 설계, 교통 체계,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등 소비 구조 자체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자연 기반 해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림 보호, 토양 복원, 습지 보전, 지속 가능한 농업 등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생태계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사회가 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러한 자연 기반 해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탄소세 부과, 배출권 거래제 강화,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 등 실질적인 감축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민간 금융 부문도 ESG 투자, 녹색 채권 발행, 석탄 투자 철회 등 책임 있는 자본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선언과 계획에 머물렀던 정책들이 구체적인 이행 단계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감시와 평가 체계도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과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1.5℃ 상승 한계를 지키기 위해 인류가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예산은 약 5~6년치에 불과하다. 매년 400억 톤 이상의 탄소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이 시한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결국, 2025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전 세계가 구조적 전환에 착수한다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또 한 해를 배출 증가로 마감하게 된다면, 이는 기후 붕괴의 시계를 한층 더 앞당기는 결정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

“더 이상 ‘기후변화’라는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기후 붕괴(climate breakdown)’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고서를 집필한 공동 저자의 이 말처럼, 이제는 회피나 미봉책이 아닌, 전면적인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늦지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아마존의 현재 – 산림 파괴는 줄었지만 화재는 최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림 파괴가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 사이에 11% 감소하면서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국가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약 5,796 제곱킬로미터, 즉 뉴욕시 면적의 네 배에 달하는 삼림이 훼손되었지만, 전년 대비 눈에 띄는 개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라질 환경부는 이번 성과를 강화된 환경 단속, 위성 감시 시스템의 확대, 그리고 연방 정부 기관 간의 긴밀한 협업 덕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라질 환경감시기관 이바마(Ibama)는 9,540건의 현장 단속을 수행했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38% 증가한 수치이다. 이 단속을 통해 불법 개간에 사용된 중장비와 가축 4,500건 이상을 압수했고, 환경 파괴와 관련하여 약 28억 5천만 헤알(한화 약 5억 2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동시에, 이바마와 연방 검찰청은 불법 벌채와 방화 사건을 대상으로 75건 이상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도 강화했다.

기록적인 화재와 기후 위기, 여전히 위협적인 현실

그러나 산림 벌채 감소라는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전역에서는 반대의 신호가 포착되었다.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INPE 위성 시스템이 감지한 화재 건수는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심각한 기후변화와 인위적 방화의 결합에서 비롯된 결과다. 특히 북부 지역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은 산림을 마른 장작처럼 만들었고, 이미 훼손된 토지를 정리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지르는 관행은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 결과 아마조나스 주와 파라 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짙은 연기로 인해 항공편이 취소되고,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등 시민의 일상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산림 파괴 자체는 줄었지만, 여전히 숲을 불로 정리하는 방식이 이어지고 있어 통계상의 진전이 실제 생태계 회복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불일치는 브라질 환경 정책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정책의 일관성과 사회적 연대 필요

브라질은 2030년까지 불법 산림 파괴를 완전히 종식하겠다는 목표를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5년 말, 아마존의 중심 도시 벨렝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정상회의(COP30)는 브라질이 기후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브라질 정부의 정책은 일관성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단체 기후관측소의 마르시오 아스트리니 사무총장은 “한편에서는 벌채를 줄이는 성과를 내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아마존 유역의 석유 시추를 허가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기후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승인한 아마존 강 유역의 석유 탐사 프로젝트는 환경단체와 원주민 공동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린피스 브라질 역시 이번 산림 파괴 감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정권 변화에 따라 정책이 좌우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 취약성이 높은 시기에는 사전 대응이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 모기 없는 나라 지위 상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모기가 없던 나라로 알려졌던 아이슬란드가 더 이상 ‘모기 없는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25년 10월, 수도 레이캬비크 북부의 교외 지역인 ‘크요사르흐레푸르(Kjósarhreppur)’에서 야생 모기가 최초로 발견되면서, 기후 변화가 고위도 지역의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자연사연구소(Náttúrufræðistofnun Íslands)에 따르면, 현지 곤충 애호가인 비욘 흐얄타손(Björn Hjaltason)이 정원에서 낯선 곤충을 포획해 연구소에 전달한 결과, 해당 곤충은 ‘쿨리세타 아눌라타(Culiseta annulata)’로 밝혀졌다. 이 종은 주로 유럽 북부와 시베리아 지역에서 서식하는 냉량 지대 적응형 모기로, 다른 지역의 주요 질병 매개종들과는 달리 인체에 해로운 바이러스를 옮기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암컷 2마리, 수컷 1마리를 확인했으며, 이는 아이슬란드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야생 모기 사례다. 이로써 세계에서 모기가 살지 않는 곳은 이제 남극 대륙 단 한 곳만이 남게 됐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변화

아이슬란드가 오랫동안 모기 없는 국가로 유지될 수 있었던 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모기는 일반적으로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알을 낳고 유충에서 번데기, 성충으로 성장하는데, 아이슬란드는 이러한 생애 주기를 유지할 수 없는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겨울이 길고 혹독하며, 봄과 가을의 반복적인 동결과 해동 현상은 모기의 알이나 유충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아이슬란드의 지열 활동으로 인해 일부 연못과 온천은 항시 따뜻하긴 하지만, 수질 자체가 유충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아이슬란드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급격히 받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북반구 평균보다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봄철의 해빙 시기와 가을의 냉각 시작 시점이 늦춰지면서 모기의 서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슬란드 자연사연구소의 곤충학자인 마티아스 알프레드손(Matthías Alfreðsson)은 “이 모기 종은 겨울철에도 지하 창고나 외양간처럼 따뜻한 은신처에서 성충 상태로 생존할 수 있다”며, “기후가 점점 더 완만해지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곤충이 이곳에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소한 발견 아닌 경고 신호

이번 모기 발견은 단순히 ‘3마리의 곤충이 출현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생태계, 공중보건, 그리고 기후 변화의 징후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먼저 보건 측면에서, 이번에 발견된 ‘쿨리세타 아눌라타’는 현재로선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을 옮기지 않는 비위험성 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발견이 향후 더 위험한 종들, 예컨대 아시아 호랑이모기(Aedes albopictus)나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같은 질병 매개종의 북상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신호라고 경고하고 있다.

생태계 차원에서 모기는 조류와 다른 곤충의 먹이 사슬에 포함될 수 있어, 기존의 생태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외래종이 생태적 경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삶과 생물다양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상징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자연 그대로의 청정 생태계’로 여겨졌던 아이슬란드마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고위도 지역에서도 생물지리학적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2026년 봄, 이 모기들이 겨울을 견디고 다시 나타난다면 자생적 개체군 형성 가능성을 시사하게 된다. 이는 아이슬란드가 실제로 ‘모기가 있는 나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게 된다.

남극기지 50년의 역사와 미래

극한 환경 속에서 과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온 대한민국의 남극 과학기지가 운영 50주년을 맞이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10월 16일,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의 월동연구대 발대식을 개최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번 발대식에서는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될 제39차 월동연구대(대장 양정현), 장보고과학기지에 파견될 제13차 월동연구대(대장 최태진)가 공식적으로 소개됐다. 이들은 앞으로 약 1년간 남극에 상주하며 과학 연구와 기지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특히 내년 2월을 기준으로 세종기지(1988년 개소)와 장보고기지(2014년 개소)의 누적 운영 기간이 50년에 도달함에 따라, 이는 대한민국이 남극 과학 연구에 헌신해온 반세기의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는 신형철 소장을 비롯한 연구소 임직원이 참석해 대원들의 출정을 축하했으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연구대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종기지·장보고기지, 극지연구의 양대 축

세종과학기지는 대한민국이 남극에 구축한 첫 과학기지로 서남극 킹조지섬에 위치해 있다. 1988년 개소 이후, 해양과 대기, 생물자원, 기후변화 관련 장기 관측을 지속하며 극지 연구의 출발점이자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장보고과학기지는 2014년 동남극 북빅토리아랜드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두 번째 남극기지로, 극지연구의 지리적·학문적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 이곳에서는 빙하 움직임 분석, 지질 구조 탐사, 우주 기원 물질 관측 등 고난이도의 과학 실험이 진행되며, 첨단 장비와 자동화 관측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 기지는 각각의 특성을 바탕으로 국제 공동 연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종기지는 인접한 다른 국가들의 기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기와 해양 변화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며, 장보고기지는 유럽 및 아시아 연구팀과의 연계로 고위도 탐사 및 지구 시스템 과학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남극은 지구의 환경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지역으로, 기지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전 세계 기후변화 분석과 대응 정책 수립에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과거 50년의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기후위기 대응과 국제 과학외교의 전략적 거점으로 남극기지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월동연구대, 체계적 훈련 거쳐 단계적 출국 예정

기지 운영의 중심에는 사람, 즉 월동연구대가 있다. 이들은 혹한의 환경 속에서도 연구와 시설 운영을 책임지는 과학자이자 기술자이며 때로는 응급 상황에 직접 대응하는 구조대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번에 파견되는 두 팀은 출국 전 수개월에 걸쳐 전문 교육을 이수했다. 훈련은 단순한 체력 단련을 넘어, 극지 환경 적응훈련, 장비 운용 실습, 비상 대응 시나리오 교육, 대인관계 소양 훈련 등 입체적 과정으로 진행됐다.

장보고기지 월동대는 오는 11월 2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출국하며, 세종기지 월동대는 11월 26일 남극으로 향할 예정이다. 각 기지는 출국 직후 약 1개월 간의 인수인계 및 현지 적응 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관측 및 운영에 돌입하게 된다.

신형철 소장은 “세종기지와 장보고기지의 누적 운영이 50년에 달한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간 얼마나 꾸준하게 극지 연구에 투자하고 기여해왔는지를 보여준다”며 “앞으로의 50년도 안전과 연구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극 크릴, 생태계의 기반종

남극 해양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생물, 남극 크릴(Euphausia superba)은 그 수많은 포식자들의 먹이망 정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서남극 반도 일대의 고래, 펭귄, 바다표범들은 이 미세한 갑각류를 연중 의존하며 생존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제, 이 균형이 무너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15년간 유지되어온 공간 분산 어획 조치, 즉 CM 51‑07의 종료는 단순한 규정 만료가 아닌, 남극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신호탄이다.

이 조치는 해역을 네 개 구역으로 나눠 크릴 어획이 한 곳에 몰리지 않도록 설정된 안전장치였다. 포식자들은 특정 해역에서 번식과 수유, 사냥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데, 크릴 어획이 이들과 겹치면 먹이 경쟁이 심화된다. 기존에는 이런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획량을 지역별로 분산시키는 규제가 있었다. 하지만 2024년부터 해당 조치가 공식적으로 만료되면서, 어업 선박들은 더 이상 공간적 제약 없이 크릴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2025년 8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크릴 어획량이 기록되며 어업이 조기에 종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규제는 지켜졌으나, 정작 그 규제가 사라진 탓에 어획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포식자들의 주된 먹이터가 빠르게 고갈된 것이다. 이는 ‘법적 문제 없음’이라는 껍데기 속에 감춰진 구조적 붕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크릴 어획이 초래한 생태계 교란

생물학자들은 크릴의 생물량 감소뿐 아니라 그 분포의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남극 해역의 해빙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크릴은 이 해빙 가장자리에 서식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즉, 해빙이 줄면 크릴의 번식률과 생존률도 급격히 하락한다. 여기에 어업이 겹쳐지면 남극 생태계의 주춧돌이 되는 종의 생물량이 복합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다.

턱끈펭귄은 최근 수십 년간 30% 가까이 개체 수가 줄었고, 혹등고래는 크릴이 부족한 해에 번식률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개류 또한 번식 성공률과 새끼 생존률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의 중심에는 ‘먹이 부족’이라는 공통된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러한 영향이 점진적인 듯 보이지만,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 분산 조치가 폐기된 지금, 어업 선박은 고밀도 크릴 군집이 모이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조업을 펼치게 된다. 문제는 그 지역이 바로 포식자들의 핵심 서식지라는 데 있다. 선박과 고래가 같은 해역에서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풍경은 이제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일부 고래는 어업망에 얽혀 부상을 입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어획을 넘어 생물다양성 위협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학계는 ‘한도 내 어획’이라는 제도적 안도감이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괴적 효과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포가 일정하지 않고, 군집성이 강한 크릴 특성상 한 지역의 고갈은 해당 지역 포식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생존 위기로 이어진다. 생물의 평균 밀도가 유지되더라도, 실제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서의 가용성이 떨어지면 번식 실패, 개체군 감소, 그리고 먹이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생태계 중심 관리로의 복귀

지금이야말로 남극해양생물자원 보존위원회(CCAMLR)가 창립 이념으로 회귀해야 할 때다. 어업을 통한 수익 증대와 생태계 보전은 대립적인 목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장기적으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지속 가능한 어획이 가능하려면, 그 기반 생물인 크릴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생태계 전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공간 분산 어획의 복원 또는 새로운 방식의 공간 규제다.

각국은 남극 해역에 대한 접근 권리를 떠나, 생물다양성과 기후 안정성의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 남극은 더 이상 고립된 대륙이 아니다. 해양 생태계 붕괴는 전지구적 탄소 순환, 대기 조절, 어획 자원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 이를 감안할 때, ‘보전 없는 어업’은 결국 ‘어획 없는 미래’를 자초하는 길이 된다.

다가오는 CCAMLR 총회는 단순한 기술적 규제 협의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국제사회가 생태계 기반 관리에 다시 한번 믿음을 보일 수 있는 시험대다. 더 늦기 전에, 생태계 건강성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크릴의 생존은 고래의 생존이고, 고래의 생존은 결국 인간의 미래와도 맞닿아 있다. 지금 선택해야 할 것은 톤수가 아닌, 생태계의 목소리다.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재생 패션의 전환점

2025년 10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UCLA 주관의 프리츠커 환경 천재상(Pritzker Emerging Environmental Genius Award) 시상식에서,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수카치타(SukkhaCitta)의 창립자 데니카 리아디니 플레시(Denica Riadini-Flesch)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인 그녀는 오랜 시간 인도네시아 농촌 여성과 협력하며 ‘재생적 패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현실로 구현해냈다. 특히 이번 수상은 그녀의 철학과 실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상징한다.

프리츠커 상은 건축분야로 유명하지만, 이 상은 환경과 관련해 40세 미만의 젊은 환경 혁신가를 발견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젊은 리더에게 이 상을 수여한다. 이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40세 미만의 환경 리더를 대상으로 한 주요 상으로, 2017년에 시작되어 올해(2025년)로 9번째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카치타는 “밭에서 옷장까지(Farm to Closet)”라는 철학 아래,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서 자연을 되살리고 여성과 지역 공동체를 중심에 세우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대형 공장이 아니라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루마 수카치타(Rumah SukkhaCitta)’에서는 여성 장인들이 전통 직조 기술과 생태 교육을 통해 생계를 꾸리며 동시에 문화와 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단순한 이상주의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도 뒷받침된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수카치타는 인도네시아 내 황폐화된 토지 약 15만평 이상을 복원하고, 500만 리터 이상의 유독 염료 폐수를 차단했으며, 참여 여성의 평균 소득을 60% 이상 끌어올렸다. 이와 동시에 전통 직조 방식 15가지 이상을 복원하며 지역 문화 유산까지 보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데니카는 한때 자카르타의 경제학자였다. 개발도상국의 성장을 연구하던 그녀는, 오히려 그 개발의 결과로 고통받는 농촌 여성들의 현실과 마주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누군가는 이 불공정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그녀를 패션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 이끌었고, 그렇게 수카치타는 탄생했다. 자연과 여성, 전통과 경제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할 수 있다는 증거를 만든 셈이다.

재생 패션의 변화

수카치타의 접근 방식은 기존의 패션 산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규모 생산, 대량 소비, 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모델이 아니라, 순환과 복원을 지향하는 구조이다. 인도네시아 전통 농법인 ‘텀팡 사리(tumpang sari)’를 통해 여러 작물을 함께 재배하며 토양의 건강을 회복하고, 인디고나 마호가니 잎과 같은 천연 염료로 물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 공정을 운영한다. 옷 한 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환경을 파괴하는 대신 회복과 치유의 방식으로 재설계된 것이다.

2025년 기준으로, 수카치타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500명 이상의 여성에게 생태 교육과 디지털 기술, 기업가 정신 등을 가르쳤으며, 그 중 상당수가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특히 청년층의 도시 이주 현상이 두드러졌던 시골 마을들에서 오히려 40% 이상의 청년이 다시 돌아와 수카치타의 네트워크에 합류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러한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는 수카치타를 두고 “윤리적 선택이면서도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한 사례”라며 높이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패션을 넘어 식품, 화장품, 제약 업계에서도 수카치타의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스와 닥터 브로너스는 재생 농업 원료 공급 방식에 관심을 표명했고, 러쉬(Lush)나 에이솝(Aesop)과 같은 천연 화장품 브랜드는 수카치타의 천연 염료 공급망을 실험하고 있다.

이렇듯 수카치타는 이제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재생 산업 전환의 중심에 있다. 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옷 한 벌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시스템과 세계관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앙화된 공장 시스템이 아닌, 흙과 공동체, 전통 지식을 기반으로 한 분산형 시스템 위에 세워진다.

새로운 미래를 짓는 패션

데니카는 이 모델을 인도네시아를 넘어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녀는 “2050년까지 3억평의 땅을 복원하고, 1만 명의 여성을 경제적 주체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카치타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추진 중이다.

수카치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재생 산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식 공유 허브를 구축해, 전 세계의 토착 지식과 지속가능 기술을 연결하고자 한다. 또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과 협력하여 ‘재생 패션 인증(RFC)’을 개발하고, 윤리적 브랜드와 소비자 간 신뢰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국제 자금 조달을 위해 세계은행과 GEF(글로벌 환경 기금)등과의 협업으로 더욱 광범위한 토지 복원 프로젝트를 시행하려 한다.

또한 수카치타는 재생 농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염료 공급, 천연 소재 연구, 친환경 제조 공정 등 다양한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단지 옷을 만들고 파는 것이 아니라, 재생 기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비전이다.

그녀는 현재 임신 7개월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곳곳을 다니며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생태 전환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우리가 진짜로 필요한 것은 더 빠른 패션이 아니라, 더 느리고 더 신성하며 더 재생적인 창조 방식이다.”

인도, 대대적인 세금 개편 단행

인도 정부가 최근 단행한 세제 개편이 국내외 식품 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식물성 식품에 대한 부가가치세(GST)를 대폭 인하하면서 비건 식품 시장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복잡했던 기존의 세율 체계를 정비해 소비를 촉진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이번 세제 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두유, 아몬드우유, 귀리우유 등 다양한 식물성 우유 제품의 세율이 기존 12~18%에서 5%로 크게 낮아졌으며, 콩고기, 견과류, 버섯, 아보카도 등도 같은 세율 혜택을 받게 됐다.

식물성 식품, 세금 인하로 ‘제2의 전성기’

인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세제 개편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비건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전통적인 채식 문화와 더불어 건강, 환경,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식물성 식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2021년 기준 약 6억 1천만 달러 규모의 비건 시장을 형성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약 1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의 세금 인하 조치는 이러한 성장 흐름에 직접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와 식품 브랜드들은 세금 인하에 발맞춰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거나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특히 인도 내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인 모더 데어리는 이번 세제 개편에 앞서 우유,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줄줄이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식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과 비건 브랜드들도 이번 정책을 계기로 제품 개발 및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식물성 식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탈피하게 하며, 더 넓은 계층으로 소비층을 확대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 반응

다만 일부 대기업은 세제 개편에 따른 단기적인 혼란을 경고하고 있다. 힌두스탄 유니레버(HUL)는 유통업체들이 기존 세율로 책정된 재고를 정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은 이번 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기업이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간주하며 제품 라인업 다각화와 헬스/비건 제품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유통 및 가공식품 업계도 새로운 수요층 확보를 위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대규모 식품 제조업체인 아다니 윌마르는 이번 세제 개편이 농촌 지역의 가공식품 소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잼, 마가린, 콩고기, 젤리 등 일부 비필수 식품군도 세금 인하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의 구매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세제 개편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미국이 자국산 제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으로 자국 내 소비 진작을 택했으며, 이는 보복이 아닌 성장 중심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환경과 건강, 경제를 동시에 고려한 이번 정책은 개발도상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선진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동물성 식품보다 훨씬 적은 탄소 배출과 자원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을 적극 장려하는 이번 정책에 대해 ‘전 지구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인도의 이번 세금 개편은 단순한 세율 조정을 넘어, 경제 정책과 환경 정책, 국민 건강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전환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한 조치는 국민들의 소비 패턴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인도의 지속가능성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건 식품이 더 이상 일부 소비자층만의 선택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상적인 식사’로 자리잡는 데 있어 이번 정책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친환경 물류의 새로운 해법: 종이 팔레트 포장 기술 도입 가속화

국내외 물류 및 유통 산업 전반에 친환경 전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스트레치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 팔레트 포장’ 기술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포장기계 전문업체 YPS(Yorkshire Packaging Systems)를 비롯해 글로벌 제지 기업 Mondi, 북미의 Ranpak, 유럽의 Smurfit Westrock 등 다수의 기업들이 고강도 크라프트지를 이용한 포장 솔루션을 상용화하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기존의 플라스틱 스트레치 필름은 저렴하고 유연성이 뛰어나 물류 산업에서 수십 년간 표준 포장재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재활용이 어려운 특성상 폐기 시 환경 부담이 크고 다수 국가에서 플라스틱 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대체 포장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포장은 다량의 탄소 배출을 유발할 뿐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까지 이어지며 사회적 책임과 규제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YPS는 최근 종이 전용 팔레트 포장 기계를 공개하고 기존 플라스틱 기반 제품과 병행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장비는 반자동 회전식 턴테이블 구조로, 포크리프트로 적재가 가능하며 경사형 종이 캐리어가 위쪽으로만 포장하는 방식을 채택해 종이 사용량과 접힘을 최소화했다. 또한 접착제가 내장된 일체형 장비로 별도의 코너 보호대나 테이프 없이 포장이 가능하며, 폐기 시 분리배출이 간편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의 플라스틱 비닐 포장

종이 포장을 위한 기술적 진보: YPS와 Mondi의 솔루션

YPS는 유럽 안전 규격인 EUMOS 40509 기준 테스트에서 종이 포장 방식이 기존 플라스틱 포장 대비 30% 낮은 변형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운송 중 제품이 흔들리거나 무너질 가능성이 더 낮다는 의미로, 적재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여기에 종이 포장은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어 실외 보관 시 제품 손상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포장재 선두기업 Mondi 또한 자사의 ‘Ad/Vantage StretchWrap’을 통해 종이 팔레트 포장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100% 크라프트지로 제작되어 플라스틱이나 코팅층이 전혀 없으며, 표준 종이 재활용 시스템에서 완전히 재활용이 가능하다. 내부 탄소 배출 평가 결과에 따르면, Ad/Vantage StretchWrap은 플라스틱 필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62%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SG경영에 적극 나서는 유통·물류 기업들에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

포장 성능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Mondi 측은 자사의 종이 필름이 최대 11%의 신장률을 갖고 있으며, 높은 인장 강도와 찢김 저항성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품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특히 자동 및 반자동 포장 설비에도 쉽게 통합 가능해 생산라인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북미의 Ranpak은 PaperWrap 솔루션을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Smurfit Westrock은 Nertop® Stretch Kraft Paper를 중심으로 고습도 및 냉동 보관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종이 포장재를 선보였다. 또한 스페인의 Innova Group은 종이와 플라스틱 필름 모두에 호환되는 하이브리드 포장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지속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의 공존

단기적으로 종이 포장은 플라스틱 필름에 비해 약간 높은 단가를 가질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장기적 이점이 기업에게도 좋은 장점이 된다.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종이 포장 방식이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을 넘어서, 실제 비용 효율성과도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종이 포장은 회전 수를 줄여도 안정적인 고정이 가능하고, 테이프나 코너 보호대 같은 보조 자재 없이 포장이 가능해 전체 자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플라스틱세 또는 폐기물 부담금 등의 환경 규제 회피가 가능하며, ESG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크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비용 대비 이득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제품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가구처럼 형태가 불규칙한 제품, 포대에 담긴 곡물이나 사료, 병입 제품, 박스 포장 상품 등도 종이 포장으로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어 다품종 물류 환경에서도 높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YPS의 글린 존슨(Glyn Johnson) 대표는 “기존 플라스틱 포장을 전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제품군에 따라 종이 포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보다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고민하는 고객사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종이 팔레트 포장은 산업현장의 물류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ESG 경영 강화와 친환경 포장 전환을 고려 중이라면, 종이 포장 기술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