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은 먹는 것 말고도 삶 전반에서 동물과 동물의 부산물을 이용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산업에 대한 요구와 동물권 보장에 관심이 모이자 비건 가죽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에 맞춰 여러 비건 가죽이 등장했다.
비건가죽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있다.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물질, 코르크, 선인장, 버섯과도 같은 천연물질들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폴리우레탄으로 제작된 필모어의 백은 부드러운 비건 가죽으로 제작되었다. 탑 스티칭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매일매일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피냐텍스(Pinatex)는 파인애플 줄기 섬유질로 만들어진 가죽이다. 필리핀에서 피냐텍스를 개발한 카르멘 히요사(Carmen Hijosa)는 원래 15년동안 가죽 수입 회사 소속 가죽 제품 전문가였다. 인간이 가죽을 활용하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인조 가죽을 쓰면 동물 희생을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석유 부산물인 PVC로 만들어지는 인조 가죽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히요사는 식물성 가죽 개발에 나섰다. 파인애플은 필리핀에서 대규모로 경작되는데 그는 버려지는 파인애플 줄기에 주목했다. 파인애플 줄기는 질기고 강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기에 제품으로 만들 기 적합했다.
마일로(Mylo)는 버섯 균사체(솜털이나 실오라기같이 생긴 곰팡이 몸체)를 활용해 만든 대체 가죽이다.
마일로를 개발한 섬유 회사 볼트 스레드(Bolt Threads) 대표가 밝힌 버섯 가죽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 줄기를 깔고 그 위에 버섯 균사체를 배양한다. 그리고 마무리와 염색 공정을 거치면 버섯 가죽이 완성된다.
버섯 가죽을 개발한 업체 측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가죽처럼 뛰어난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 영국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에서 이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출시한 바 있다.
초록색 가죽 색이 선인장과 똑같다. 이 가방에 쓰인 재료는 멕시코 출신 두 사업가가 선인장으로 만든 가죽 데저토(Desserto)다.
동물 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두 사업가는 멕시코 지역에 널려 있는 선인장을 떠올렸다. 물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놔두면 잘 자라는 선인장은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재료였다.
이 업체는 다 자란 선인장을 채취해 갈아 햇볕에 3일 이상 말린다. 말리는 과정에서도 햇볕 이외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건조된 선인장은 분말로 만들어진다. 이 가루를 인조 가죽을 만드는 다른 재료와 배합해 가공하면 선인장 가죽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