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Safeguard Mechanism 허점 논란…광산 확장으로 배출 규제 피하는 석탄·가스 업계

호주 석탄·가스 업계가 새 광산을 여는 대신 기존 광산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더 느슨한 배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후단체는 같은 양의 ‘새로운 배출’이 발생하는데도 사업 형태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달라지는 구조가 Safeguard Mechanism 허점으로 기능하며, 결과적으로 배출량 증가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기후 싱크탱크 Climate Council은 이 허점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35년까지 매년 이산화탄소 450만t이 추가로 배출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Safeguard Mechanism이 ‘대형 배출원 감축’을 목표로 설계됐지만, 확장·연장 프로젝트가 기존 시설로 분류되는 순간 ‘최선가용기술’을 반영한 더 엄격한 기준이 비켜간다는 것이다.

문제 제기는 호주 정부가 Safeguard Mechanism을 재검토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제도는 약 200개 대형 배출 시설에 대해 연간 약 5퍼센트 수준의 감축 또는 상쇄를 요구하고, 미달 시 강한 제재를 부과한다. 다만 ‘신규 시설’에 적용되는 최선 관행 기준이 ‘기존 시설의 확장’에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 차이가 논란의 핵심이다.

Safeguard Mechanism 허점은 앞서 보도한 페코스강을 위협하는 산유 폐수: ‘헬스케이프’ 한가운데 흐르는 강의 경고, 기후 피드백 경고: 영구동토층 메탄 등 자연 배출이 온난화를 최대 30% 키울 수 있다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Safeguard Mechanism 허점이란 무엇인가

Safeguard Mechanism 허점 논란의 출발점은 분류 체계다. 제도는 대형 산업시설에 배출 상한을 설정하고, 매년 상한을 낮추며 감축을 유도한다. 이때 새로 승인되는 석탄·가스 시설은 가장 효율적인 기술과 운영을 반영한 ‘최선 관행’ 배출 기준을 적용받는다. 문제는 이미 제도 적용을 받던 광산이 생산량을 늘리거나 채굴 구역을 넓히고, 가동 기간을 연장해 실질적으로 새로운 배출을 추가하더라도 ‘기존 시설’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Climate Council은 이 규정 차이가 업계에 명확한 유인을 준다고 본다. 가능한 한 프로젝트를 ‘신규’가 아닌 ‘확장’으로 설계하면, 동일한 투자와 생산 증가에도 더 완화된 기준 아래에서 배출 여지가 커진다는 논리다. 단체의 어맨다 맥켄지 최고경영자는 기업들이 “모든 것을 확장으로 규정할 인센티브가 있다”고 말했다.

ABC News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 Reputex의 모델링은 향후 10년간 계획된 석탄·가스 확장 및 연장 22건이 기존 시설로 처리될 경우, 신규 시설로 간주했을 때보다 배출이 11배 더 허용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Climate Council은 이런 방식이 누적되면 2035년 기준 연 450만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확장·연장이 ‘신규 개발’의 대부분이 된 배경

Safeguard Mechanism 허점이 실제 배출 경로로 작동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Climate Council은 개발 동향을 제시한다. 2022년 제도 개정 이후 ‘새로운 석탄 개발’로 분류될 만한 움직임 중 4분의 3 이상이 신규 광산이 아니라 기존 프로젝트의 확장 또는 기간 연장 형태였다는 것이다. 즉 산업은 이미 허가받은 부지, 인허가 경험,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규제 측면에서도 유리한 분류를 선택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호주 한 나라의 규제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중립 목표를 법과 시장 메커니즘으로 달성하려는 국가들에서 ‘정의된 범주’와 ‘실제 배출’의 괴리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왔다. 배출 감축 정책은 기술 기준, 배출량 산정 방식, 프로젝트의 경계 설정에 따라 실효성이 갈린다. 광산이 신규냐 확장이냐의 구분은 행정적으로는 편의적일 수 있지만, 대기오염과 기후위기의 관점에서는 결국 추가 배출이 지역사회와 생태계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가 핵심이 된다.

특히 석탄·가스 개발이 지속될 경우, 채굴·처리 과정에서의 직접 배출뿐 아니라 운송 과정의 대기오염, 지역의 분진 노출, 산업단지 주변 주민의 건강 불평등 문제로도 연결된다. 환경보건과 환경정의 관점에서 Safeguard Mechanism 허점 논의가 주목받는 이유다.

헌터밸리 사례가 던진 신호: 대규모 투자지만 ‘기존 시설’로

Safeguard Mechanism 허점 논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ABC News는 뉴사우스웨일스 헌터밸리의 노천 석탄광산 Hunter Valley Operations의 연장 승인을 소개했다. 이 광산은 Yancoal과 Glencore가 소유하고 있으며, 계획은 채굴을 2040년대까지 이어가고 더 깊은 탄층을 개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연장은 자본 투자 규모가 27억달러에 이르고, 추가로 809메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평가가 언급됐다. 이는 호주의 연간 배출량 약 2년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표현됐다.

뉴사우스웨일스 Independent Planning Commission은 승인 결정에서 기후변화와 국가 배출량 증가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대 1,400개의 지역 일자리 유지와 세수 등 편익이 더 크다고 봤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Climate Council은 이처럼 새로운 환경 승인까지 필요한 규모의 투자와 생산 확대가 이뤄져도 Safeguard Mechanism에서는 ‘대부분의 오염이 신규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단체 추산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가 기존 시설 규정으로 처리되면, 신규 프로젝트로 취급될 때보다 배출이 60퍼센트 더 높게 허용될 수 있다. 규제 설계가 프로젝트 형태를 바꾸는 순간, 감축 경로가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책 재검토와 정치권·산업계의 엇갈린 시선

Safeguard Mechanism 허점 논쟁은 제도 자체의 존속과 강화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 속에서 진행된다. 보도에 따르면 야당 연합은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제조업과 중공업 비용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반면 Minerals Council of Australia는 정책 불확실성이 반복되는 상황을 경계하며 제도 유지 입장을 밝혔다. Minerals Council of Australia의 타니아 콘스터블 최고경영자는 제도가 의도대로 배출을 줄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2030년 이후 감축 요구가 더 가팔라지는 방향에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산업계는 확장·연장 프로젝트에 신규 시설과 같은 최선 관행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도 편다. 확장은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효율적 설계를 전제로 하는 신규 시설만큼 최신 기술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Climate Council은 ‘최선 관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확장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선다. 화석연료 기반 생산을 늘리는 선택지가 제도적으로 열려 있는 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법의 방향성과 충돌한다는 문제 제기다.

기후변화 담당 장관 크리스 보웬 측은 정부 개혁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검토의 초점은 제도가 계속 목표를 달성하도록 보완하는 데 있으며 현행 설정을 바꾸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Safeguard Mechanism 허점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2027년 이후의 조정 과정에서, ‘확장으로 발생하는 신규 배출’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로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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