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한 번 내준 개발 승인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절차를 꺼내 들면서, 메릴랜드 오션시티 앞바다 해상풍력 사업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프로젝트의 건설 허가를 재검토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면서, 이미 진행된 인허가 결정을 둘러싼 법적·정책적 충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역 관광과 어업, 해양 생태계 우려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국가적 과제가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이번 조치는 단일 사업의 일정 문제가 아니라, 향후 미국 해상풍력 전반의 투자 신호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해상풍력 허가가 정치적 기조에 따라 되돌려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장기 계약과 자본 조달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비용이 오르고 전력 가격과 공급 계획에도 영향을 준다. 더 나아가 전력 부문 탈탄소가 지연될 경우 식품 물가, 지속가능한 식단 전환, 동물복지 기반 단백질 산업이 기대는 전력의 청정성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해상풍력 허가는 앞서 보도한 뉴욕 기후법 후퇴, 기후 목표 완화의 배경과 ‘천연가스’ 딜레마, 코퍼스 크리스티 담수화 사업, 가뭄 해법이 왜 ‘재정 재난’ 문턱으로 번졌나: 해수담수화 논란의 경고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오션시티 해상풍력 사업, 해상풍력 허가를 둘러싼 재검토 절차로
Environmental Health News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션시티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가 발급했던 건설 허가의 재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기사에 포함된 정보만으로는 요청 사유, 적용 법령, 검토를 수행할 구체 기관이나 시한 같은 세부 내용이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다. 다만 ‘재검토 요청’이라는 절차 자체가 허가의 효력을 그대로 둔 채 보완을 요구하는 수준인지, 허가 조건 변경 또는 취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에 따라 사업의 재무와 공정 계획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상풍력 허가는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정이다. 연방 차원의 해양 공간 이용, 항로와 군사·통신 이해, 어업과 해양 포유류 보호, 해안 경관과 관광 산업까지 교차한다. 특히 오션시티처럼 해변 관광이 핵심 산업인 지역에서는 ‘바다 위 구조물’에 대한 시각적 영향, 공사 단계 소음과 선박 통행 증가, 생태계 변화 가능성이 민감한 쟁점으로 부각되곤 한다. 반대로 기후위기 대응과 전력 수요 증가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해상풍력은 대규모 전력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선택지로 꼽혀 왔다. 이번 재검토 요청은 그 균형점을 다시 흔드는 계기가 됐다.
정책 불확실성이 키우는 비용…해상풍력 허가의 신호 효과
재생에너지 사업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핵심 변수다. 해상풍력은 개발 초기 조사, 설계, 기자재 발주, 항만 인프라, 송전 연계 등 선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다. 해상풍력 허가가 발급된 뒤에도 재검토나 소송 가능성이 커지면, 금융기관은 위험 프리미엄을 높이고 보험 조건은 까다로워진다. 그 결과 사업비가 상승하고, 전력 구매 계약이나 계통 연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불확실성은 특정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업계는 연방정부가 허가를 재검토한 선례가 쌓이면, 다른 해상풍력 프로젝트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고 해석한다. 정책 방향이 바뀔 때마다 허가가 흔들린다면, 개발사는 보수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늦추고, 전력 믹스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예상보다 오래 유지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늦어지면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증가하고, 기후 피해가 심화될수록 사회 전체의 보험료, 식료품 가격, 공공 재정 부담도 커진다.
지역 경제와 해양 생태계 쟁점…해상풍력 허가 논쟁의 중심
오션시티 인근 해상풍력 논쟁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위험을 부담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한다. 지역에서는 공사와 운영이 가져올 일자리, 항만 및 물류 투자 같은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관광 이미지 훼손이나 해변 경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어업 종사자들은 어장 환경 변화, 항로 제한, 공사 중 소음과 탁도 변화가 수산 자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
해양 생태계 측면에서도 검토해야 할 요소가 많다. 해상풍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해저 지반 교란, 선박 통항 증가가 해양 포유류와 어류 이동에 미치는 영향, 조류 충돌 위험 같은 쟁점은 인허가 심사의 단골 항목이다. 이런 우려를 줄이기 위한 관측·회피·중단 기준, 공사 시기 조정, 모니터링 의무 등 조건이 해상풍력 허가에 포함되기도 한다. 문제는 ‘조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과학적 불확실성과 지역 갈등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재검토 요청은 그 조건의 적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다시 다투는 국면으로 읽힐 수 있다.
다만 해양 생태계를 둘러싼 논의는 해상풍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 폭풍의 강도 변화는 어장과 연안 생태계에 장기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가 체감하는 위험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 체계가 장기적으로 가져올 해양 환경 악화까지 함께 비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의 탄소발자국과 식품 시스템…해상풍력 허가가 식탁에도 미치는 이유
해상풍력 허가의 향방은 전력 부문을 넘어 식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된다. 냉장·냉동 물류, 식품 가공, 대형 유통의 전력 사용량은 크고, 전력 단가 변동은 식료품 가격에 간접적으로 반영된다. 재생에너지 확장이 지연돼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아지면, 연료 가격 변동성이 전기요금과 물가에 더 쉽게 전이될 수 있다.
또한 최근 확대되는 대체단백질, 식물성 식품, 배양 기술 등은 ‘제조 공정의 전력’이 제품의 환경 발자국을 좌우한다. 소비자들은 제품 포장에 표기된 탄소 배출,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다. 전력이 더 깨끗해질수록 식물성 식품과 같은 저탄소 식단이 실제 공급망에서도 탄소 감축 효과를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청정 전력 확대가 늦어지면, 기업들이 약속한 공급망 감축 목표 달성도 어려워진다.
동물복지 관점에서도 간접 효과가 있다. 기후 리스크가 커질수록 사료 작황과 수자원 부담이 악화되며, 축산 현장의 비용 압박이 커진다. 비용 압박은 동물복지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즉 해상풍력 허가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정책은 ‘발전소와 송전선’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 가격 안정과 지속가능한 소비 전환의 기반 인프라와도 맞닿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