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풍력과 태양광 설비를 세계 다른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깔았지만, 정작 만들어낸 전기를 버리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만 중국이 쓰지 못하고 버린 청정전력은 360테라와트시로, 멕시코가 1년 동안 쓸 전력량에 맞먹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은 감축 기회를 통째로 놓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발전기보다 전력망이 느리게 자란다는 데 있다.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계통 운영자는 과부하와 정전을 막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의 전기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에 새 석탄발전의 전력을 우선 구매하도록 설계된 정책이 남아 있어, 청정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에서도 석탄발전이 자리를 차지하는 역설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은 앞서 보도한 보수당 ‘저렴한 전력’ 보고서의 허점 10가지…팩트체크가 드러낸 전기요금·기후정책 논쟁의 맹점, 뉴잉글랜드 산불 대응, ‘연방 인력 감축’ 앞에서 흔들리나…와일드랜드 소방관들의 burning questions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상반기 360TWh,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이 만든 ‘버려진 전기’
예일 Environment 360은 Global Energy Monitor와 Centre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2026년 상반기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으로 360테라와트시의 청정전력을 계통에 실어 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 전력이 흡수됐다면 증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석탄발전량을 낮출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은 단순한 ‘낭비’로 끝나지 않는다. 바람과 햇빛이 충분한 시간에 전기를 생산해도 송전망과 수요지의 수용 능력이 부족하면 발전소는 출력을 줄이거나 멈춰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실물 성과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수익 불확실성에 직면한다. 투자가 확대될수록 전력망의 제약이 더 빠르게 드러나는 구조라, 설비 확대만으로는 에너지전환의 체감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수치로 다시 확인된 셈이다.
설비는 폭증했는데 전력망이 못 따라왔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는 전례가 없다. 예일 Environment 360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풍력과 태양광 설비를 세계 다른 모든 국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설치했다. 하지만 발전 설비가 늘어나는 속도만큼 송전 인프라가 확충되지 못하면서, 전기를 만들고도 보내지 못하는 병목이 커졌다.
풍력과 태양광은 생산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수요가 큰 산업단지와 대도시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장거리 송전망, 변전 설비, 계통 운영의 유연성이 함께 커져야 한다. 계통이 꽉 찬 순간에는 운영자가 발전기의 전기를 ‘거절’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으로 잡힌다. 이 문제는 기술적 과제이면서 동시에 계획과 투자, 규제 설계가 얽힌 정책 과제다.
석탄발전 구매보장 정책이 만든 역설
보고서는 전력망 부족과 함께 정책 요인도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새로 지은 석탄발전소의 전력을 구매하도록 보장하는 정책이 남아 있어, 청정전력이 충분한 시간에도 석탄발전이 계통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Centre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의 애널리스트 치친은 예일 Environment 360에 소개된 발언에서, 중국이 석탄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거 승인과 정책적 보호로 석탄 설비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소는 가동 시간이 줄어드는데도 설비 용량은 커지고, 그 사이 대량의 청정전력이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으로 버려지는 상황이 겹친다.
이런 구조는 에너지전환의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전기요금 안정, 대기질 개선, 기후정책 신뢰로 연결되려면, 전력시장과 계통 규칙이 ‘먼저 깔린 석탄 설비’를 보호하는 방식에서 ‘더 깨끗하고 유연한 전원’을 우선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공식 수치보다 더 큰 출력제한, 신뢰의 문제로 번지다
이번 보고서가 던진 또 다른 쟁점은 규모다. 보고서는 중국이 2026년 상반기에 풍력과 태양광 출력의 26.1퍼센트를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으로 버렸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수준보다 훨씬 크다고 했다. 출력제한이 커질수록 ‘재생에너지를 더 깔면 해결된다’는 단순한 기대는 설득력을 잃는다.
정보의 투명성은 전력망 투자와 시장개편을 뒷받침하는 핵심 조건이다. 어느 지역에서 얼마만큼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이 송전 병목인지 수요 부족인지, 석탄발전의 우선 배치 때문인지에 따라 처방은 달라진다. 출력제한 규모를 둘러싼 숫자 자체가 흔들리면, 투자 우선순위와 규제 개편의 정당성도 논쟁에 휩싸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