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2025년 6월 25일부터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보증금 없는 다회용컵 시스템’을 본격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대형 놀이공원 업계의 친환경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원순환과 일회용품 감축을 목표로 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3월 25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용인특례시와 함께 ‘에버랜드 맞춤형 일회용컵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3개월 간의 준비 끝에 다회용컵 시스템이 본격 가동된다. 기존에는 다회용컵 사용 시 1,000원의 보증금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에버랜드는 이를 과감히 폐지하고 이용객들이 부담 없이 다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6월 25일부터 에버랜드 직영 매장 및 입점 매장에서 무보증금 다회용컵 제공이 시작된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시스템 준비 후 올해 하반기 중 도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캐리비안베이 역시 7월 1일부터 시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회수 체계도 철저히 준비됐다. 에버랜드는 식음료 매장, 놀이기구 주변, 입출구 등 60여 곳에 반납함을 설치해 이용객들의 편리한 반납을 유도한다. 수거된 다회용컵은 고온고압 산업용 세척기와 UV 살균장비를 통해 위생적으로 세척돼 재사용된다.
환경부와 에버랜드는 이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캠페인, 공원 내 대형 스크린 영상, 매장 내부 게시물 등 다양한 홍보를 병행한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보증금 없는 다회용컵 시스템은 대형 놀이공원의 특성을 고려한 감량 방안”이라며 “향후 다른 관광·문화 시설로 확산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주목 받는 지속가능 관광 모델로 부상 가능성
에버랜드의 시도는 단순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넘어 국제 관광업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 관광지와 테마파크의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는 글로벌 환경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에버랜드의 ‘무보증금 다회용컵 시스템’은 기존 일회용 대체재 수준에 머무른 해외 사례와 비교해 한 단계 진일보한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디즈니랜드나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은 종이컵, PLA컵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수·세척·재사용의 순환 시스템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에버랜드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도시 단위 다회용 시스템에 준하는 선진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셈이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부 방문객들은 “예쁜 디자인의 다회용컵은 기념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호응을 보였고, “쓰레기통 없는 공원이 쾌적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컵을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어, 에버랜드는 휴대용 컵 보관 파우치 판매, 반납 리워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에버랜드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해 고속도로 휴게소, 경기장, 대형 콘서트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보급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용컵을 쓰고 버리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정부, 기업, 시민 모두의 자발적 참여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에버랜드의 시도는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 대형시설 운영 혁신, 자발적 협약을 통한 정책 실효성 입증, 글로벌 선진사례 구축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 환경정책의 체질 변화를 이끌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