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식품 부산물로 새로운 식품을 만들다, 민명준

업사이클링은 단순히 부산물이나 폐자재와 같이 버려지는 폐품을 단순히 재활용(Recycle)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용도의 제품으로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매년 전 세계 식량 생산 중 32%인 약 13억 톤의 식량이 버려지고 있는 지금, 맥주와 식혜를 만들고 난 부산물을 가지고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전문업체 리하베스트의 민명준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이 버려지는 것을 모아 새로운 용도로 다시 사용을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패션 쪽에서는 자리를 잡았거나 잡아가고 있는 브랜드 들이 있는데 반해 푸드 업사이클링 쪽에서는 최초가 아닌가 싶다.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제가 삼일회계법인이라는 곳에서 식품회사 전략 컨설팅 업무를 10년 정도 했어요. 식품회사는 기본적으로 식품 부산물이 그렇게 골칫덩어리더라고요. 그리고 이것 때문에 굉장히 많은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고요. 당시 글을 읽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11명 중 1명은 돈이 없어서, 가난 때문에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참 아이러니 한거잖아요, 우리나라 식품 원료의 70%가 수입이 되고 있는데, 원료에서 필요한 부분만 사용이 되고 나머진 폐기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쪽에선 굶고 있다는 문제가 있어서 찾아보니까 F&B 산업이 선진화(선순환) 되지 못한 이유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재료를 수확하고 제품을 대량생산 하고, 폐기하는 이 사업에서 폐기되는 부산물을 업사이클링 해서 새로운 자원으로 만드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아이디어를 계속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직접 와닿은 것은 출장 갔을 때예요. 한번 제가 아프리카 출장을 갔을때인데 사람들이 먹을것이 없어 굶어 죽겠더라고요 그런데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돌아와서 업무 때문에 미슐랭 식당을 갔었는데 식당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어마무시 한거에요. 그 때 그 괴리감 때문에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푸드 업사이클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일을 하다가 갑자기 대장암이 발병했어요. 치료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두게 되고 항암 치료를 시작했죠. 항암 치료가 다섯 번 중에서 세 번재까지 잘 안됐고, 네 번째 들어가게 됐는데요, 그때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게 많았어요.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정말 내가 한 번이라도 원하는 일을 했나? 싶더라고요. 다행히 암에서 회복되었고, 단 한번이라도 내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그렇게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중인 사업

  • 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중인가?

리하베스트는 크게 사업 모델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처음엔 B2C로 시작을 했습니다. 시장에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이 없으니까 푸드 업사이클링 원료를 팔아봐야 제조사에서 제품을 쓸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브랜드나 시장 진입을 위해 B2C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의 비중이 좀 작지만 꾸준하게 콜라보 형태로 나올 예정입니다. 회사의 브랜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면 대체 밀가루 제품도 B2C 제품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대체 우유가 나오거든요, 대체 우유가 좋은 게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게 많아요. 버터도 나올 수 있고 치즈도 나오고 아이스크림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식품 부산물의 영역도 확장을 계속 해 나가는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지테리언을 위한 밀가루 제품이지만 단백질, 식이섬유가 상당이 많아요. 인도네시아에 P4G partnership for greenfund 유엔 아셈이랑 같이 하는 캠페인이 있는데 거기에도 선정이 되었어요. 인도네시아의 빈땅 맥주 회사와 대체육에 원료가 되는 단백질원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도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요. 굉장히 다양한 제품군들을 만들어서 시장에 보일 예정으로 기업과 협업한 제품들은 올해 하반기 부터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리하베스트 민명준대표

저희는 스타트업이 제조나 유통 두가지 중 한가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제조쪽으로 진행을 하고 있구요. 처음 2019년에 스타트업을 시작 했을때는 ESG 라는 용어 자체도 없었어요. 소비자 인식, 투자자 인식도 부족했고 그런데 올해 갑자기 ESG 경영이 주목받으면서 갑자기 저희 회사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죠. 요즘 대기업들이 ESG 때문에 많이 찾아주시고 즐겁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벨류체인에 소외계층을 포함하는 사회적 기업을 추구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활동하시는지?

저는 기부보다 봉사활동을 직접 많이 했어요. 스타트업이 봉사활동을 안 하는 이유는 사실 편해서 이기도 하거든요. 기부만 하면 벨류체인에도 신경안써도 되고, 투자자들도 좋아하고 그러거든요. 투자자 입장에서도 사업에 집중하지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저희 투자자들은 그러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아요. 이런 활동을 하면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람이 투입 되고 대표의 시간이 거기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다행히도 지금있는 투자자 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없으세요.

예를 들어 5% 기부한다고 하지만 기부한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는지 실제로 모르잖아요. 제 사촌 누나가 다운증후군이 있어요 제가 아플 때 항상 기도를 해주던 누나인데 누나한테 물어봤어요. 살면서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이 되다 보니, 누나 살아가면서 뭐가 한이 돼? 했더니 살면서 단 한 번도 사회에 도움을 못 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라고 하더라구요.

다운증후군 환자의 평균 수명이 20대고 그 이상 오래 잘 못 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랑을 많이 받고 케어를 잘 받고 또 손을 쓰는 활동을 많이 하면 뇌가 활성화 되어 좀 더 의미 있는 일들을 하면서 오래 살 수 있거든요. 그런데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잘 만들어놓고 잘 활용하지 못하는거예요. 오히려 신체는 괜찮으신데 머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생산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안 쓰려고 하셔요. 그런 어려움이 있다 보니 이건 진짜 좋은일을 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함께 가야겠다 싶었죠. 소외 계층이 사업속으로 들어간다면 두가지 이득이 있어요. 하나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검수된 제품을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 장애인들이 환경보호에 간접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기도 하고 꾸준히 일 할 직장이 생기는 점이에요. 보호작업장 분들의 부모님께서 편지를 써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자기 아들이나 딸이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다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읽을 때 참 즐거웠습니다.

리너지 쉐이크 (RE:nergy Shake)
  •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의 공통으로 어려운 점은 이 방향성이 맞는지 모른다는 거예요. 저희같이 처음 특정 산업에 진출하는 회사가 좋은 선례를 못 만들면 뒤에 따라오는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들은 굉장히 고전할 거거든요. 그럼에 있어서 정부의 규제라던지, 소비자들이 안좋게 볼 수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나 대기업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감에 있어 확실한 게 없으니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고민하고 브레인스토밍도 많이 하는데 정답은 없거든요. 결국은 저희가 해봐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서 하나의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최소한의 기능성을 가진 제품을 시장에 던지고 꾸준하게 제품 개선을 해보자’라는 방법론을 도입한 것도 있다. 아직도 어려워요. 대체 밀가루 하는게 맞나 다른제품으로 하는 게 맞나? 다른 부산물도 많은데. 우리나라가 연간 1인당 527kg의 부산물을 발생시키는데 그중 왜 맥주 부산물을 해야 하는 거지? 그게 맞나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개발중인 밀가루 제품 이야기 좀 부탁드린다.

저희는 숫자로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대체 밀가루 제품 1kg을 저희 가루를 쓰면 탄소를 11kg를 아낄 수 있고 그런 것에 대한 명확한 수치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정확한 데이터 없이 친환경을 외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답답하죠. 진짜 친환경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할 수 있는것이고, 얼마나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하죠. 저희는 명확한 수치가 나와요. 맥주박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져서 발생하는 수치, 그리고 밀가루를 대체하기 때문에 밀을 키우고 밀가루를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나오는 수치, 우리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수치 이것들을 더하면 총 얼만큼의 양을 줄이는지 수치로 나오거든요. 대체육도 마찬가지죠. 대체육 광고 보시면 한개의 패티를 먹으면 얼마만큼의 탄소 세이빙이 되는지 그런 게 안 나오잖아요. 그런것들이 답답하죠. 친환경 카테고리라면 이런것들을 수치화 된 자료를 알리고 소비자에게 얘기를 해야 산업이 클 수 있고 B2B 제조사 입장에서는 얼만큼의 탄소를 아낄 수 있게 되는지 알거든요. 2030년까지 넷제로라고 들어보셨죠? 발생탄소보다 저감 탄소가 많아야 해요. 그런데 f&b 산업은 원가에 진짜 민감해요. 1원 싸움을 하거든요. 설비 산업이에요. 초반에 엄청난 돈을 써서 설비를 마련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가상각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성장하는 구조이거든요. 즉 원가로 경쟁력 싸움을 하는거에요. 그런데 두가지 비용이 더 들어가는거예요. 탄소를 측정하고 저감을 해야하는거에요 엄청난 비용이 더 들어가는거죠. 1원 2원 때문에 유통이 막히는 시장인데.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게 탄소를 아낄 수 있는 원료가 뭐야? 제품이 뭐야? 라는 관점에서 대체 식품을 보는 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면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과 시장에 직결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면은 기름을 튀기고 고기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소비자 입맛에 안 맞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실 그동안 기밀이었지만 저희가 대기업 제휴해 라면을 만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100% 식물성을 하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동물성이 들어간 제품과 비교하면 맛에서 좀 떨어지긴해요. 그런데도 식물성 제품을 만들려면 그 제품의 수요를 받아줄 시장이 있느냐? 그래서 대기업에서 시작을 안하고 스타트업이랑 콜라보를 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 저희 라면이 나와요. 다들 좋아하실 듯 하네요. 라면에 저희 가루를 100% 사용하면 고기능성 라면인데 고단백 표기가 가능하고 일반 라면보다 30% 정도 칼로리가 낮아요. 그래서 대기업에서 굉장히 좋아하는데, 스타트업이다 보니 파일럿으로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피자 치킨 업계와도 함께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헤이쫀 (Hey! JJohn) 제품

시장 전망에 관해…

  • 미래 사업 방향성은 어떠한가?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자체는 어쩔 수 없이 커질 것 같아요. 친환경의 니즈 때문에 대체식품 시장이 확 크고 있고 그 섹터 안에 푸드업사이클링이 들어가 있는 거거든요. 예를들어 해외업체 중 해바라기씨유를 짜고 남은 것으로 프로틴 바를 만들어 파는데 그것도 대체 식품이 될 것이고, 참기름 부산물을 가지고 대체 우유를 만드는 게 그것도 결과적으로 대체식품이다보니 대체식품 니즈와 푸드 업사이클링이 맞물려서 굉장히 빨리 성장하고 있더라고요.

아직까지는 국내시장이 작아서 해외의 사업을 좀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맥주, 인도네시아 빈땅 맥주, 태국의 타이거 그룹들과 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동남아 쪽으로 먼저 진출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북미까지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고요. 한국 시장에서는 당연히 다양한 선두 기술로 선두제품들을 만들어 마켓테스팅을 할 예정이에요. 시장이 크고 잘 되는 건 동남아권이나 북미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업하면서 이렇게까지 빨리 성장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투자도 시리즈 A 말고 프리 A로 시작하려 했어요. 그런데 ESG 덕분에 정부 행사부터 그렇고 소비자 인식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진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 전망하기로 ESG 경영의 흐름은 2025년쯤 부터 올거라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좀 이상주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진짜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될 것 같거든요. 업사이클한다고 킬로당 11kg 탄소 줄인다고 그게 얼마나 되겠어? 할수도 있겠지만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힘이 합쳐지면 커지니 그런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이런걸 식품 쪽 영역에서 재미있게 풀 수 있다면 큰 임팩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류가 꾸준히 입맛이 발전하고 산업화가 되면서 부산물이라는 개념이 없다가 생긴 거잖아요. 생각을 해보면 저희가 몇천 년 전에는 자연 상태의 사과를 그대로 먹었다면 지금은 사과에서 가장 맛있는 당하고 탄수화물을 빼서 쥬스를 만들고 나머지는 버려 버리고 그러잖아요. 사실은 이런 게 다 우리의 책임이거든요 우리가 맛있게 먹었으면 우리가 사회적 책임으로 이런 부산물을 업사이클 해야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데 이런 권리들을 책임감을 이행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쫓겨서 정신없이 살다 보면 코어벨류들을 잊어버리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런 코어벨류들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친환경 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됩니다. 친환경 적인 가치를 좋아하는 소비자분들께서 이런 새로운 제품에 시도하시는 게 작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작은 용기를 내서 조금이나마 이런 새로운 제품들을 시도해 주신다면 저희한테도 도움이 되고 사회에 좋은 영향이 있어요. 작은 용기를 내주셨으면 하는게 저의 큰 바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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