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사상 최고치 경신 전망

2025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국제 연구기관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 GCP)가 2025년 11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워 생산된 에너지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총 381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인 2024년에 비해 약 1.1% 증가한 수치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선언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기후 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1.5℃ 상승을 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는 사실상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특정 국가나 특정 연료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주요 화석연료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은 여전히 발전 부문의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석유는 운송 부문에서, 천연가스는 난방과 산업용 에너지에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 세 가지 에너지원이 합쳐지면서 배출량 증가는 전 지구적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주요 경제권인 미국과 유럽연합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할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와 산업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 증가세를 주도해 온 중국과 인도는 2025년에 들어서는 배출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의 경우 산업 구조 조정과 함께 태양광 및 풍력발전 확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인도 역시 에너지 믹스 다변화와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배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볼 때 총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기후 안정화 노력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경우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상승하게 되며 이는 극한 기후 현상과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붕괴 등 복합적인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은 또한,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다시 증가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3년과 2024년 엘니뇨의 영향으로 약화됐던 자연 탄소 흡수원인 삼림과 해양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부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흡수 능력이 무한한 것이 아닌 만큼, 근본적인 배출 감축 없이는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편, 화석연료 외에도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배출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벌채 활동이 줄어들고, 산림 복원 및 보존 활동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는 2025년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되지만, 화석연료 배출 증가분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화석연료 + 토지 이용 포함)은 422억 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여전히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심각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2025년이 기후위기 대응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배출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후 전환을 위한 핵심 과제

이번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환경단체와 학계, 정책 결정자들은 하나같이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특히 화석연료 배출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마저 실질적인 감축보다 구조적 의존을 이어가고 있다는 현실은 정책적 전환이 절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배출 증가를 멈추고 실질적인 감축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 석탄과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발전 구조에서 벗어나 태양광, 풍력, 수소, 원자력 등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발전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전기차 확대, 난방 시스템 전환,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 등 전력 사용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을 포함한다.

산업 부문의 전환도 빼놓을 수 없다. 시멘트와 철강, 석유화학 등 고배출 산업은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CCS), 수소 연료 전환, 대체 원료 도입 등으로 근본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또 도시 설계, 교통 체계,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등 소비 구조 자체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자연 기반 해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림 보호, 토양 복원, 습지 보전, 지속 가능한 농업 등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생태계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사회가 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러한 자연 기반 해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탄소세 부과, 배출권 거래제 강화,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 등 실질적인 감축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민간 금융 부문도 ESG 투자, 녹색 채권 발행, 석탄 투자 철회 등 책임 있는 자본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선언과 계획에 머물렀던 정책들이 구체적인 이행 단계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감시와 평가 체계도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과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1.5℃ 상승 한계를 지키기 위해 인류가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예산은 약 5~6년치에 불과하다. 매년 400억 톤 이상의 탄소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이 시한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결국, 2025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전 세계가 구조적 전환에 착수한다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또 한 해를 배출 증가로 마감하게 된다면, 이는 기후 붕괴의 시계를 한층 더 앞당기는 결정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

“더 이상 ‘기후변화’라는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기후 붕괴(climate breakdown)’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고서를 집필한 공동 저자의 이 말처럼, 이제는 회피나 미봉책이 아닌, 전면적인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늦지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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