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가스 도살 논란에 불 붙인 런던 투사…그린당 잭 폴란스키, 프로젝트 슬링샷 행동 지지

영국에서 대부분의 돼지가 CO2 가스 도살 방식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이, 이번에는 런던의 권력과 관광을 상징하는 건물 외벽 위로 그대로 드러났다. 버킹엄궁과 국회의사당, 타워브리지 등 주요 랜드마크에 도살 장면이 투사되면서, 동물복지 논쟁이 일상 풍경 한복판으로 침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동을 주도한 단체 프로젝트 슬링샷은 CO2 가스 도살이 돼지에게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현장에는 그린당 대표 잭 폴란스키가 참석해 정부가 외면해 온 문제를 “문자 그대로 비춘 것”이라며 CO2 가스 도살의 단계적 폐지와 긴급한 개혁을 촉구했다.

이 쟁점은 이전 기사 신지혜후보 "동물의 목소리 대변하는 서울시장 될 것"슈퍼 엘니뇨란 무엇인가: 바다의 작은 변화가 식량·물·재난을 뒤흔드는 이유에서 다룬 흐름과도 연결된다.

런던 랜드마크에 투사된 CO2 가스 도살 영상, 정치와 소비의 경계로 번지다

프로젝트 슬링샷은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에 걸쳐 런던의 상징적 장소들에 돼지 도살 영상을 투사했다. 대상에는 버킹엄궁, 국회의사당, 타워브리지, DEFRA로 알려진 영국 환경식품농무부, 테이트 모던이 포함됐다. 테이트 모던 현장에는 잭 폴란스키가 참석했다.

이들의 방식은 전통적인 시위 구호보다 이미지의 충격을 앞세운다. 평소에는 도축장 안쪽에 갇혀 있던 장면을 도시의 공공 공간으로 옮겨, ‘보이지 않는 공급망’이 공적 의제로 전환되는 순간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육류 소비가 개인의 식습관으로만 치부되기 쉬운 상황에서, CO2 가스 도살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사회가 합의한 동물복지 기준과 충돌하는지 묻는 메시지가 런던 중심부에서 확산됐다.

Plant Based News는 이번 행동이 영국의 돼지 도살 관행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영상 투사는 특정 기업이나 소비자를 직접 지목하기보다, 제도와 관행 전반이 만들어 낸 결과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잭 폴란스키가 던진 쟁점, CO2 가스 도살은 왜 ‘금지 권고’까지 나왔나

폴란스키는 “정부가 피하려 해 온 이야기를 아이코닉한 랜드마크 위 이미지가 말해준다”고 밝히며, 영국에서 “돼지의 90퍼센트가 CO2 가스 도살 방식으로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식이 잔혹하다는 이유로 정부의 동물복지위원회가 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CO2 가스 도살은 돼지를 기절시키기 위해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채워진 공간으로 몰아넣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젝트 슬링샷이 인용한 2025년 독립 보고서는 이 과정이 심각한 통증과 공포, 불안,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기절을 위한 절차’라는 명목과 달리, 동물에게 상당한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가 핵심이다.

폴란스키는 자신이 오랜 비건이며, 동물복지 강화와 공장식 축산 반대를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고 알려졌다. 공장식 축산 폐지는 그린당 공약에도 포함된 바 있다. 그의 참여는 단체 행동이 도덕적 호소를 넘어, 정책과 제도 개선을 겨냥한 정치적 쟁점으로 다뤄지도록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CO2 가스 도살을 둘러싼 논쟁은 동물보호의 영역을 넘어, 국가가 허용하는 생산 방식과 표시, 감독 체계의 신뢰 문제로 이어진다.

조사 결과와 여론, CO2 가스 도살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 확산

프로젝트 슬링샷은 영국의 돼지 도살에서 CO2 가스 도살이 압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도살되는 돼지의 90퍼센트가 가스 챔버에서 죽는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이 관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라는 조언을 받았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인다는 점이 논쟁을 키우고 있다.

여론도 움직이고 있다. 프로젝트 슬링샷이 의뢰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1퍼센트가 CO2 가스 도살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는 결과가 전해졌다. 동물복지 이슈가 특정 시민단체나 채식 커뮤니티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소비자 인식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흐름은 영국 내 식품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동물복지 라벨, 케이지 프리 같은 사육 방식 표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도살 방식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이번 투사 행동은 사육 환경과 동일 선상에서 도살 방식 역시 소비자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공장식 축산 비용 구조와 ‘가스라이팅’ 공방, 식품 산업의 설명 책임으로 이어지다

프로젝트 슬링샷 공동 설립자 나오미 할럼은 “증거는 돼지들이 가스 챔버 안에서 심각한 고통과 괴로움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업계가 이 방식을 ‘인도적’이라고 말하는 배경에는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경제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CO2 가스 도살 논쟁은 기술 선택이 단지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과 윤리의 충돌이라는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낸다.

할럼은 또 “고통을 멈추고 산업 규모의 가스라이팅을 멈추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은 소비자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인도적 도축’이라는 설명을 받아들여 왔다는 문제 제기로 읽힌다.

공장식 축산은 대량 생산과 단가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 생산자와 유통사는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유지를 강조하지만, 동물복지 비용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한 ‘가장 값싼 방식’이 유지되기 쉽다. CO2 가스 도살 논란은 바로 그 비용 구조가 사회적 감수성과 충돌할 때 어떤 형태로 갈등이 표출되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식품 산업의 설명 책임, 정부의 감독, 기준 설정이 함께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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