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막는 이스라엘의 기후 대응

이스라엘은 지금 안보 위기뿐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의 후퇴라는 복합적인 고민을 겪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과학 기반 정책을 압도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들이 정치적 분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 교육, 폐기물 관리, 전쟁·산불로 인한 환경 피해 등 다방면에서 우리에게 명백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 교육부는 헤셸 센터(Heschel Center for Sustainability)와 공동 개발한 기후 위기 고위 관계자 교육 프로그램 ‘테벨(Tevel)’을 정치적 이유로 전격 중단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시스템 내에서 기후 변화 대응 역량 강화를 목표로, 지속 가능한 교육 방법을 도입한 선도적 이니셔티브였다.

그러나 우익 언론이 프로그램을 정치적 편향으로 폄훼하자, 교육부 장관 요아브 키쉬는 뚜렷한 논의 없이 지원금을 동결했다. 이미 참여한 관계자들은 “기후 문제의 구조적 이해를 제공하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정치적 억압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이 사건은 전문성과 과학적 교육이 정치적 검열의 대상이 되는 충격적인 사례로 기록될 위험이 있다.

불법 폐기물 소각·오염 확산

이스라엘은 현재 불법 폐기물 소각에 따른 심각한 대기 오염과 서안지구(웨스트뱅크)의 환경 희생지화라는 중대한 환경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 환경보호부 자료에 따르면, 국가 내 발암 물질의 약 75%가 불법 폐기물 소각에서 기인하며, 이는 서안지구 화재까지 합산하지 않은 수치다.

더욱이 서안지구 불법 소각은 2023년 한 해에만 약 180,000톤의 혼합 폐기물을 태워, 그 외부 비용이 향후 2030년까지 약 91억 셰켈에 달할 것이라는 감사원 보고서도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전자폐기물 소각이 연간 수천만 셰켈의 오염 비용을 초래하며, 어린이 암 발생률 증가 등 건강 문제와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또한, 서안지구가 이스라엘의 ‘환경 희생 지대(Sacrifice Zone)’로 이용된다는 국제 인권 분석도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시설은 규제가 느슨해 이스라엘 내부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며, 지하수 오염, 토양 파괴, 오염된 공기 유입 등이 지속된다.

이처럼 정치적 이유로 과학이 묵살되는 사이, 환경은 무너지고 있고, 그 피해는 경제·건강·생태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전쟁·산불·산업 오염

이스라엘의 환경 위기는 단지 정책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쟁으로 인한 탄소 배출, 북부 산불 확대, 산업 단지의 발암 물질 누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경 위기를 가속시키고 있다. 환경부 보고서는 2023년 10월 이후 전쟁으로 인한 산불과 탄소 배출의 심각성을 공식적으로 경고했고, 북부 지역의 기후와 숲이 광범위히 파괴되었다는 사실도 명시했다.

여기에 라마트 호밥(Ramat Hovav) 산업단지 등지에서는, 공장과 유해 폐기물 저장소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켜 주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함 있는 저장 시설, 누수, 암 유발 화학물질이 노출되어, 이 지역 주민들이 높은 암 발병률을 경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확인된다.

이처럼 전쟁, 자연재해, 산업 오염이 얽힌 복합 환경 위기 상황에서, 정치권이 기후 정책을 후순위로 밀치며 과학적 대응을 등한시하는 것은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안전을 스스로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직면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기후 교육의 정치화, 불법 폐기물 소각과 경제적·건강적 피해의 현실화, 전쟁과 산업으로 인한 복합 환경오염—이 세 축은 모두 정치적 무관심과 대응 지체가 만들어낸 구조적 위기다.

정치적 계산이 아닌 과학적 전문성과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기후 교육 재개, 투명한 폐기물 관리, 오염 감시 강화, 그리고 산불·전쟁 대응을 위한 생태 회복 전략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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