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틀리, 중국 사업 매각 검토… 성장 시장에서 구조조정 카드 꺼냈다

스웨덴 오트밀크 기업 오틀리(Oatly)가 중국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아시아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평가받았던 중국에서 수년간 고전이 이어지자, 회사가 사업 구조를 다시 짜는 과정에서 중국 법인의 분리 또는 매각 가능성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틀리의 중국 사업을 맡고 있는 일부 경영진은 해당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안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오틀리 본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략적 검토를 진행해 왔고, 그 과정에서 중국 사업의 분리 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장-크리스토프 플라탱 오틀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잠재적 분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오틀리가 중국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존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틀리는 8년 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은 커피 전문점 확대, 젊은 소비층의 건강 지향 소비, 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 증가가 맞물리며 오트밀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오틀리는 중국 내 카페와 식음료 채널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도 거세지면서 기대했던 성장세를 만들지 못했다.

중국은 한때 오틀리 아시아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오틀리 아시아 시장 매출의 약 90%를 담당했지만, 같은 해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반면 유럽과 북미 등 서구 시장에서는 매출이 증가하면서 중국 사업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오틀리는 중국 안후이성 마안산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적 압박이 커지면서 중국 내 두 번째 공장 설립 계획은 무산됐다. 당시 오틀리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다니엘 오르도녜스는 “불확실한 수익을 기대하며 대규모 투자를 계속 정당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군 확장을 늦추고 불필요한 SKU를 줄이며, 보다 단순한 비용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흔들린 중국 전략… 현지 브랜드와 비용 부담이 발목 잡았다

플라탱 CEO는 중국 사업의 방향을 “핵심 사업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여기서 핵심 사업이란 푸드서비스 채널과 주요 도시의 제한된 핵심 리테일 파트너를 중심으로 한 운영을 뜻한다. 다시 말해 오틀리는 중국에서 무리한 전국 확장이나 제품 다변화보다, 수익성이 확인되는 채널과 지역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해 왔다.

오틀리의 어려움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회사는 글로벌 차원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판매 둔화, 제조 비용 상승, 공급망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원가 부담 등 복합적인 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오틀리는 ‘자산 경량화’ 전략을 채택했고, 영국과 미국에서 추진하던 신규 공장 계획도 취소했다. 싱가포르 생산시설 역시 폐쇄되면서 현지 직원과 협력사 인력의 고용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시장 자체가 식물성 음료에 닫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식물성 우유 소비는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그 성장의 수혜를 오틀리가 충분히 가져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는 가격, 맛, 현지화된 제품 경험에 민감했고, 국내 브랜드들은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며 시장에 대응했다. 해외 브랜드라는 상징성만으로는 장기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오틀리는 2023년 실적 발표 이후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기존 아시아 사업을 유럽·인터내셔널 부문에 통합하는 동시에,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을 포함한 ‘그레이터 차이나’ 부문을 별도로 만들었다. 이는 중국 시장을 단순한 아시아 지역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장으로 보겠다는 조치였다.

그러나 개편 이후 실적은 안정적이지 않았다. 2025년 2분기 그레이터 차이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이후 분기에는 각각 29%, 1%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중국 매출은 13% 늘어나며 오틀리가 글로벌 차원에서 첫 연간 수익성 있는 성장세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2026년 초 다시 흐름이 둔화됐다. 올해 1분기 중국 지역 매출은 2% 감소했고, 판매량은 8.8%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럽과 북미에서 나타난 회복 흐름과 대조적이다.

오틀리는 중국 사업 회복을 위해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고식이섬유 오트밀크, 강황 라떼, 저혈당지수 오트 크림과 아이스크림, 치자 복숭아 맛 오트밀크, 채소칩 등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제품을 반복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건강 트렌드에 맞춘 세분화 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 혁신이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오틀리가 중국에서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제품 라인업의 부족이 아니라, 높은 운영비, 제한적인 시장 지배력,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 그리고 글로벌 본사의 재무 압박이 결합된 결과에 가깝다.

대체식품 주식시장도 성장주에서 실적주로 이동

오틀리의 중국 사업 매각 검토는 대체식품 산업 전반의 주식시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2020~2021년 식물성 우유와 대체육 기업들은 기후위기, 비건 소비, 건강 트렌드를 앞세워 고성장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당시 시장은 대체식품을 전통 식품 산업을 뒤흔들 차세대 카테고리로 평가했고, 오틀리와 비욘드미트 같은 기업들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현재 투자자들의 시선은 훨씬 냉정해졌다. 대체식품 시장 자체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지만, 상장사 주가 흐름은 과거의 기대를 상당 부분 되돌린 상태다. 특히 순수 대체식품 기업들은 매출 성장 둔화, 높은 제조 비용, 유통망 확장 부담, 반복 구매율 문제에 직면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큰 폭의 재평가를 받았다. 이제 시장은 “식물성 식품이 유망하다”는 이야기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핵심은 수익성이다. 투자자들은 제품이 실제로 반복 구매를 만들고 있는지, 생산비와 물류비를 통제할 수 있는지, 특정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는 오틀리가 중국 사업에서 무리한 확장을 줄이고 핵심 채널과 주요 도시 중심으로 전략을 좁힌 이유와도 연결된다. 성장 시장에 진입했다는 사실보다, 그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비욘드미트와 오틀리의 사례는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회사 모두 대체식품 붐의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사업 효율화가 핵심 과제가 됐다. 대체식품 산업은 여전히 식품 소비의 한 축으로 남아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더 이상 미래 성장성만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오틀리의 중국 사업 매각 검토는 단순히 한 지역 사업의 부진이 아니라, 대체식품 산업이 성장주 프리미엄에서 실적 중심 평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앞으로 이 산업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가장 빠르게 확장하는 기업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증명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철수는 가치 회복의 신호일까…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의 현실 드러나

이번 매각 검토는 오틀리 입장에서 방어적 선택이면서 동시에 기업가치 회복을 위한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다. 오틀리는 2021년 상장 당시 약 13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 가치는 약 2억6000만 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중국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지분 구조를 재편할 경우, 오틀리가 수익성 개선과 비용 통제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사업 매각이 곧 오틀리의 중국 시장 포기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영진 인수 방식이나 분리 운영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오틀리는 직접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도 브랜드와 제품의 시장 존재감은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사업을 잘 아는 내부 경영진이 인수 주체로 나선다면, 현지 시장에 맞는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

현재 오틀리의 전략적 검토는 아직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은 2026년 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여전히 중국 사업의 장기적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플라탱 CEO도 앞서 “그레이터 차이나 사업은 지난 몇 년간 개선됐고, 지금은 훨씬 강해졌다”며 “이 사업의 미래 잠재력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 가능성은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때 빠른 성장과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받았던 대체식품 기업들은 이제 성장성만이 아니라 수익성, 운영 효율, 시장별 전략의 정교함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오틀리의 중국 사업 향방은 단순한 한 기업의 구조조정 사례를 넘어, 글로벌 식물성 음료 브랜드가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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