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폐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플라스틱을 생물학적으로 분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바이오촉매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북대학교 김경진 교수와 CJ제일제당 연구팀이 산업 조건에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바이오촉매(PETase) ‘쿠부(Kubu-P)’와 개량된 ‘쿠부M12’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으며, 관련 논문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기계적·화학적 재활용의 한계
PET는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안전벨트, 테이크아웃컵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이다. 현재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분리수거 후 라벨 제거, 분쇄, 세척 과정을 거쳐 기계적으로 재활용되지만, 재활용 소재의 품질 저하로 인해 결국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한계가 있다.
화학적 재활용 방법도 일부 등장했으나, 폐기물의 원료 오염 문제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완벽한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촉매 기술로 폐 플라스틱 문제 해결
김경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촉매 기술에 주목했다. 자연환경에서 나무가 썩는 과정과 유사하게 바이오촉매가 PET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며, 환경적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생물학적 재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촉매 ‘쿠부(Kubu-P)’는 PET 분해 과정에서 고순도의 반응물을 생성해 재활용된 소재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효소공학 기술을 통해 더욱 개선된 바이오촉매 ‘쿠부M12(Kubu-PM12)’는 1kg의 PET를 0.58g의 소량으로 1시간 내 45%, 8시간 내 90% 이상 분해하는 성능을 입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미래를 바꾸는 바이오촉매 기술
김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위대한 잠재력을 활용한 결과로, 오염된 플라스틱까지도 영구적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바이오촉매는 화학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쿠부M12의 개발은 폐 플라스틱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재활용 기술 발전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앞으로 바이오촉매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며 환경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