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제로 웨이스트’나 비건(채식) 등 친환경 가치 소비 기류에 따라 저탄소 식생활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건 라이프 스타일’을 확대 지원한다고 밝혔다.
채식은 물론 생활 습관 전반에서 식물 원료를 활용한 산업을 의미하는 ‘비거노믹스’(veganomics)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지구촌 이상고온 현상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 소비를 줄이고, 동물권 강화 등 젊은 세대의 ‘가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이유다.
서울창업허브, 서울창업디딤터, 먹거리창업센터, 스페이스 살림 등 시 창업기관을 통해 비건 스타트업의 제품개발 및 상품화, 판로개척을 지원한다.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선 온라인 지도 형태로 음식점별 채식 메뉴 정보도 제공한다. 시 내부적으론 지난 4월부터 대체육 메뉴를 월 1회 제공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샌드위치를 비롯해 다양한 메뉴를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비거노믹스를 주목하는 건 채식이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업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연 7.1기가톤(Gt)으로 전체 배출량의 14.5%를 차지했다. 전기·열 생산(25.0%), 산업(21.0%)보다는 적지만 교통(14.0%), 건물(6.4%)보다 많은 양이다. 가축의 호흡과 배설물은 물론 사료 생산, 도축, 운송·포장 과정에서도 높은 수치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조지프 푸어 교수는 2018년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이 식품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소고기 생산에 약 60㎏ 이산화탄소 환산톤(CO2eq)의 온실가스가 생산돼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양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등 순이었다. 푸어 교수는 “야채 위주의 식단은 온실가스뿐 아니라 지구 산성화를 막고, 토지와 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 시장규모는 2020년 209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5.6%의 성장세를 보인다. 비건 인증 식품 개수는 지난해 누적 612개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시는 극단적인 채식 문화 대신 일반 식당에 채식 메뉴를 추가하는 식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환경문제, 동물복지 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