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사무총장 “기후·AI 등 실존적 위협…결단력 있는 공동 대응 시급”

스위스 알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 참석한 고위 정치인과 국가 원수, 글로벌 기업 CEO 등 각계 지도자들이 기후위기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비롯한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구테나흐 총리는 이번 회의 연단에 올라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명한 약속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UN 사무총장 “협력·지능 보여야…갈등·불평등 더욱 악화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지능 시대를 위한 협력’이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이 주제에 걸맞은 협력이나 지능의 증거가 거의 없으며, 세계 곳곳에서는 갈등과 불평등, 인권 침해 등 수많은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가 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인공지능(AI)의 “무정부적 확장”으로 인해 핵전쟁뿐만 아니라 AI 역시 인류에게 새로운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 사무총장은 석탄·원유·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사용을 “아무것도 아끼지 않고 아무도 남기지 않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 비유했다. 이어 세계 최대 석유 초대형 유조선 항구 13곳이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화석 연료를 태우며 바다를 오가는 이들 항구가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먼저 침수 위기에 직면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구테나흐 총리는 “많은 금융 기관과 산업계가 기후 관련 약속을 되돌리고 있다”면서 이를 “근시안적이고 역설적으로 자기파괴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은 역사의, 그리고 과학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국가 기후 행동 계획 이행해야

사무총장은 올해 말 브라질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회의(COP30)를 언급하며, 세계 지도자들이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국가 기후 행동 계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대응을 위해서는 “재정의 폭발적 증가(financial surg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뿐 아니라 모든 기업과 금융 기관이 견고하고 책임감 있는 전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나흐 총리는 기후위기와 함께 또 다른 실존적 위협인 AI 기술을 양날의 검으로 표현했다. AI가 이미 학습과 질병 진단, 농업 생산성 향상, 원조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통제되지 않을 경우 경제 혼란과 제도적 신뢰 하락, 불평등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지난 9월 회원국들이 채택한 ‘미래를 위한 협약’의 일환으로 “글로벌 디지털 컴팩트”를 제시했다. 이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AI가 인류에게 유익하도록 활용하기 위한 로드맵을 담고 있다.

사무총장은 끝으로 “유엔 헌장과 국제법, 주권 원칙을 토대로 평화를 향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 구조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국제기구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기존 거버넌스 시스템이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며 “지난 9월 미래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약속한 근본적 변화를 실현하려면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한데, 아직 그것이 충분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사무총장은 올해 다보스 포럼 주제인 ‘지능 시대를 위한 협력’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와 AI 위험 등 실존적 도전에 맞서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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