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논란 많은 석탄 수출 시설에 최대 75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년간 ‘사실상 멈춰 있던’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 프로젝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돈이 들어온다고 곧바로 공사가 재개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역설이다. 오클랜드는 이미 석탄 저장을 막는 조례를 만들었고, 개발사와의 계약 문구를 둘러싼 소송은 여러 차례 법원을 오갔다. 지역 환경단체는 대기질 허가 등 남은 관문에서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 사안은 단지 한 항만 시설을 둘러싼 개발 갈등이 아니다. 석탄 발전의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미국에서, 연방 정부가 수출 길을 열어 석탄 산업을 ‘해외 시장’으로 연명시키려는지, 도시가 주민 건강과 기후 목표를 이유로 어떤 규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법과 계약이 환경정책의 속도를 어떻게 제한하는지까지 맞물린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을 둘러싼 충돌은 에너지 전환과 지역 환경정의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비용과 시간을 치르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종이컵 vs 플라스틱 컵에서 살펴본 흐름, 그리고 제임스 탈라리코는 비건이 아니다? ‘제임스 탈라리코의 비건 여자친구’가 던진 정치와 식생활의 쟁점에서 다룬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연방 지원 7500만달러,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에 던져진 ‘새 생명줄’
Grist 보도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 건설에 최대 7500만달러 지원을 예고했다. 발표에는 석탄 화력발전소 지원에 4억달러 이상을 포함한 다른 조치들도 함께 담겼다. 에너지부는 서부 해안의 수출 역량이 제한돼 미국산 석탄과 에너지 자원의 해외 진출이 제약돼 왔다며,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 투자가 미국의 에너지 우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비판자들은 이 지원을 ‘쇠퇴하는 산업에 대한 연명책’으로 본다. 샌프란시스코 베이키퍼 소속 변호사 벤 아이컨버그는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이 실제로 진척되지 못한 핵심 이유로 자금 부족을 지목하며, 연방 정부가 자금을 대겠다는 신호 자체가 사업에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덧붙인 함의는 단순하다. 생명줄이 던져졌다고 해서 구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2013년 오클랜드 서부의 폐군기지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협약이 체결된 뒤 추진돼 왔다. 투자자 필 타가미는 초기에 다목적 벌크 터미널을 표방하며 석탄 수출 의혹을 부인했지만, 2015년 유타산 석탄을 오클랜드에서 해외로 보내기 위한 계약이 조용히 체결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지역 반발이 폭발했다. 이후의 시간은 공사보다 소송이 더 길었다.
계약이 묶은 도시의 손,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을 둘러싼 첫 법정 다툼
오클랜드는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시 전역에서 석탄 저장을 금지하는 조례와 결의를 채택했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이 실제로 석탄 물동량을 다루게 될 경우, 저장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석탄 분진을 우려한 조치였다. 문제는 2013년 체결된 개발협약에 ‘규제의 확실성’ 조항이 있었다는 점이다. 개발협약은 개발이 시작된 시점의 규제를 사실상 고정해, 시가 사후적으로 규칙을 바꿔 사업의 용도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로 설계돼 있었다.
개발사 측은 오클랜드가 새 조례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협약 문구에 무게를 실었다. 협약에는 예외가 있었다. 새 규칙이 없으면 오클랜드 주민이 ‘중대한 위험’에 놓인다고 시가 판단할 경우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오클랜드는 석탄 분진의 위해성을 뒷받침하는 기록을 제시했지만, 담당 판사는 증거 기록에 부정확성과 공백, 잘못된 가정과 분석이 많아 신뢰할 결론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급심도 이 결정을 유지했다.
여기서 핵심은 법원이 석탄 운송이 안전하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구법 단체 어스저스티스 소속 변호사 콜린 오브라이언은 쟁점이 석탄의 유해성 자체라기보다 개발협약의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기후와 건강을 둘러싼 논쟁이, 계약서 한 줄의 해석으로 정책적 속도가 제약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임대계약과 공사 기한,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왜 또 소송으로 갔나
법원에서 개발협약 쟁점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오클랜드는 다른 경로를 택했다. 개발사와 체결한 임대계약에는 일정한 공사 이정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고, 장기간의 소송으로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자 오클랜드는 이를 근거로 임대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개발사는 오클랜드의 결정들이 공사 지연을 초래했는데, 그 지연을 이유로 임대를 끊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2018년 제기된 주 법원 소송에서도 판단은 다시 개발사 쪽으로 기울었고, 지난해 상급심도 같은 결론을 냈다. 운영사로 예정됐던 인사이트 터미널 솔루션스는 켄터키에서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오클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추진했고, 한때 6억5000만달러가 넘는 손해를 주장했다. 파산 법원에서 개발사 논리가 받아들여지는 듯했지만, 연방 지방법원 항소에서 지난해 말 해당 판단이 뒤집히며 오클랜드는 최악의 재정 리스크를 피했다.
이 일련의 소송 흐름은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이 ‘허가만 받으면 되는 공사’가 아니라, 법적 지위와 계약 관계가 여러 층위에서 흔들려 온 사업임을 보여준다. 연방의 7500만달러 지원이 투입되더라도, 사업이 실제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그 돈이 법적 불확실성을 지워주지는 못한다.
남은 관문은 허가,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대기질 심사에서 멈출 수 있다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은 앞으로도 여러 허가를 확보해야 한다. Grist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베이 지역 대기질 관리지구의 대기오염 관련 허가가 필요하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 절차에서 시설의 분진 관리, 오염 저감, 건강 영향 등을 엄격히 따져야 한다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개발을 이끄는 캘리포니아 캐피털 앤 인베스트먼트 그룹 측은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베이키퍼의 아이컨버그는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이 지역 공동체와 샌프란시스코 만에 가져올 오염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즉, 싸움의 무게중심이 ‘소송에서 공사로’ 단번에 이동하기보다, 허가 과정에서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점에서 오클랜드 석탄 터미널 논란은 환경정의의 전형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항만과 물류 인프라는 도시 경제의 핵심이지만, 오염 부담은 대체로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 특히 석탄 분진과 같은 입자 오염은 건강 위험 논쟁과 연결되기 쉽고, 규제기관의 심사 기준과 데이터의 신뢰성이 사업의 생사를 가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