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기차로 2시간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서는 앞으로 비행기 운항이 금지될 전망이다.
프랑스24 등 현지언론은 프랑스 하원이 찬성 332표, 반대 77표, 기권 145표로 ‘기후 복원 법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110시간이 넘는 토론을 통해 나오게 되었는데 집과 학교, 상점 등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이 담겼다. 법안에는 기차를 타고 2시간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서는 국내선 항공 운항 금지, 2028년부터 에너지 효율이 낮은 집은 임대를 임대 금지하고 의류·가구·전자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배출량 표기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또 공립학교에서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채식 메뉴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 2022년 4월부터 식당과 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가스히터를 사용할 수 없고, 슈퍼마켓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 최소화를 주문했다. ‘환경 학살’이라는 죄목도 만들어 자연환경을 고의로 오염시킨 사람을 기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상원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킬지는 미지수다. 환경 관련 법안에 보수적인 공화당이 상원의석 348석 중 절반에 가까운 146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후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어 법안 통과의 당위성은 커지고 있다. 상원 통과에 실패하면 하원에서 세부 사항을 수정한 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있다.
장프랑수아 쥘리아르 그린피스 프랑스지부 대표는 “15년 전에나 적법했을 법”이라며 “2021년 지구 온난화에 효과적으로 맞서기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번 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40% 줄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으나, 이는 유럽연합(EU)의 감축 목표인 55%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반면 사업 운영 방식 재개편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사업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AFP통신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