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카트니, 식물성 식품에 ‘고기류 명칭’ 사용 금지 추진에 EU 재고 요청

전설적인 뮤지션이자 환경운동가인 폴 매카트니와 그의 가족이 유럽연합(EU)에 식물성 식품 라벨에 ‘고기’와 관련된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매카트니는 초당적 영국 국회의원 8명과 함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공동 서한을 보냈으며, 해당 규제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 생산자, 그리고 지구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을 지지하는 측은 ‘소시지’, ‘버거’ 등 고기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전통적인 축산업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카트니 측은 ‘식물성 소시지’나 ‘비건 버거’ 같은 명확한 라벨이 혼동을 줄 가능성은 없으며, 오히려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반박했다.

한편, 영국 채식협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 중 92%는 식물성 제품을 동물성 고기와 혼동한 적이 없거나,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식물성 식품의 명확한 표기와 함께,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서한에는 매카트니 외에도 아이린 캠벨, 시안 베리, 제러미 코빈, 케리 맥카시 등 여러 정당 출신의 국회의원이 서명했으며, 영국이 EU를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식품 시장과 규제는 여전히 밀접하게 얽혀 있어, 유럽에서의 결정이 영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법안은 아직 최종 승인되지 않았으며, 지난 12월 10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협상은 프랑스 MEP 셀린 이마르가 보호 대상 용어에 ‘푸아그라’와 ‘햄’까지 포함하려 하면서 무산되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는 2026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국제 비건 식품 단체인 ProVeg 인터내셔널의 대표 야스마인 더 부는 “식물성 제품에 ‘고기’ 관련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투표가 연기돼 다행”이라며 “이제 EU가 식품 라벨 제한이 실제로 필요한지 숙고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여러 조사를 통해 ‘채식 소시지’ 같은 용어가 혼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며, 이러한 명칭을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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