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지하대수층 고갈 심각

지구에서 지하 저수지 역할을 하는 ‘대수층’은 20억명에게 식수를 공급한다. 취수량의 70%는 농업에 사용된다. 그런데 세계 주요 대수층 37개 중 21개에서는 퍼가는 물의 양이 다시 차오르는 양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대수층이 다시 차는 데 수천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유엔 대학 환경·인간 안보 연구소(UNU-EHS)는 지난 25일, ‘상호 연결된 재해 위험 2023’ 보고서를 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인류와 생태계가 가까운 미래에 마주할 수 있는, 특히 되돌리기 매우 힘든 ‘극적 전환점(Risk Tipping Points)’이 될 재난을 경고했다.

식량이나 물을 제대로 얻을 수 없는 상황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다음과 같은 예시의 내용이 담겼다.

  • 멸종 가속화 : 생태계 붕괴에 대한 연쇄반응
  • 지하수 고갈 : 물의 고갈로 인해 식량 공급 시스템의 붕괴
  • 빙하의 녹음 : 2100년까지 50%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 담수고갈
  • 우주 파편 : 우주 잔해물이 떨어짐
  • 견딜 수 없는 더위 : 살 수 없는 환경
  • 보험 없는 미래 : 위험이 급증함에 따라 보험 가입과 이용이 어려워진다

이런 다양한 위험은 우리의 기후, 생태계, 사회가 본질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하 대수층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물의 35%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지하대수층에서 끌어쓴 물의 양이 60%를 넘는다.

수천 년에 걸쳐 축적된 이 지하수는 매년 눈과 비로 조금씩 채워진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물 공급이 부족하면서 이 지하수를 끌어쓰다보니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대수층 고갈 예

한 예로 사우디아라비아는 70년대 세계 최대 대수층을 이용해 사막에서 작물을 키웠고 90년대 중반에는 세계 6위 밀 수출국이 되었다. 그러나 2016년 사우디 정부는 밀 수확을 멈췄다. 사우디에서는 지하수가 과잉 추출되면서 대수층 80% 이상이 고갈된 것으로 추정한다.

보고서는 극전 전환점중 다수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근본 원인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세계의 소비 수요 압력이 공통 원인으로 제시됐다. 국제 협력 부족, 성장주의 등도 주요 원인이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이자 UNU-EHS의 부국장인 지타 세베스바리 박사는 “이런 위험한 극적 전환점들로 인해 우리는 마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절벽에 접근하고 있는 것처럼, 일단 절벽에서 떨어지면 쉽게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행동을 취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경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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