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감소세 전환… 산업계 반등에 ‘2030 NDC’ 달성 비상

지난해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7억 톤 미만으로 감소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면서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 상당한 감축 효과를 거뒀지만, 산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9,158만 톤(CO₂eq)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3년(7억500만 톤)보다 2.0%(1,419만 톤) 줄어든 수치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7억 톤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배출량 감소는 주로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 이뤄졌다. 석탄 발전량은 전년 대비 9.6% 감소했으며,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는 각각 4.6%, 8.6%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력 생산 구조의 탈탄소화가 실제 배출 저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전기 사용량은 오히려 1.3% 증가했지만, 발전 부문에서의 친환경 에너지 비중 확대로 인해 전환 부문 배출량은 5.4% 감소한 2억1,834만 톤을 기록했다.

산업계 배출량 증가… “온실가스 원단위 오히려 악화”

그러나 산업 부문에서는 여전히 배출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산업계 배출량은 2억8,59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정유업 등 일부 업종에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온실가스 원단위(배출량 ÷ 생산량) 또한 악화됐다. 예를 들어 정유 업종의 경우 배럴당 배출량이 15만7,000톤에서 16만3,000톤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탄소 비효율성’의 심화로 해석하며, 산업계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신유정 기후솔루션 석유화학팀 변호사는 “산업 부문 배출은 목표치보다 16% 이상 초과한 수준”이라며,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내려면 배출권 무상할당 비율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건물 부문은 평균 기온 상승과 도시가스 소비 감소의 영향으로 2.8%의 감축 효과를 냈지만,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간접적인 배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수송 부문에서도 무공해차 보급 속도가 둔화되는 등 구조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1인당 생활 배출량 9.46톤 ‘국제 평균 초과’

한편, 국민 생활양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NDC 달성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녹색전환연구소의 ‘1.5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을 제외한 1인당 연간 생활영역 배출량은 9.46톤에 달한다. 이는 영국·일본(8톤대), 중국(4.9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생활영역별 배출 비중은 소비와 여가(3.1톤)가 가장 크고, 주거(3.0톤), 교통(1.9톤), 식생활(1.5톤) 순이다. 특히 항공기 이용, 내연기관차 운전, 육류 섭취 등 일상적인 행동들이 높은 탄소 배출을 유발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가 평균 10톤으로 가장 높았으며, 소득이 높을수록 배출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한 4억3,660만 톤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24년 기준 6억9,158만 톤 수준인 현재 배출량과 비교하면 향후 연평균 3.6% 이상 감축해야 하는 셈이다. 환경부 최민지 센터장은 “외부 요인에 의한 일시적 감소에 기대지 말고, 산업·수송·건물 등 전 부문의 구조적 감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re from this stream

Recomended

트럼프 EPA 온실가스 규제 철회가 조지아 신규 배출을 2배로 키울 수 있는 이유

트럼프 행정부가 발전소 온실가스 기준 철회를 추진하면서 조지아의 신규 가스발전 배출이 2배로 늘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석탄 퇴출 지연이 겹치며 규제 불확실성이 전력계획을 흔들고 있다.

탄소 저장 대두 개발 경쟁, 깊은 뿌리가 가뭄과 기후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다

연구자들이 뿌리를 더 깊고 크게 키우는 탄소 저장 대두를 개발하고 있다. 가뭄 저항성과 토양 탄소 저장을 동시에 노리지만, 기후 효과와 농업 현장 적용의 검증이 관건이다.

블루 푸드가 바꾸는 미래 식탁: 기후위기 시대 물과 바다를 둘러싼 경쟁

기후변화가 바다와 물을 뒤흔들면서 ‘블루 푸드’가 식량안보와 지속가능성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Climate Week NYC 2026에서 열리는 Water and Blue Foods Summit이 던지는 쟁점을 정리했다.

기후금융이 좌우하는 칠레 에너지 전환, 스탠리 파크 펠로가 읽는 투자 지형

칠레의 태양광·풍력 확산은 빨라졌지만, 송전 병목과 전력가격 변동으로 자금조달이 흔들리고 있다. 콜롬비아 기후학교 장학생 마르틴 우루티아 이야네스가 기후금융 관점에서 에너지 전환의 ‘돈의 길’을 좇는다.

인도 전력부문 탄소배출 정체 2년, 재생에너지 급증이 만든 변화

Carbon Brief 분석에 따르면 인도는 2024년 상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전력부문 탄소배출이 사실상 늘지 않았다. 전력수요 7% 증가분을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가 모두 메우는 동안, 철강·시멘트 등 산업 배출은 빠르게 증가해 기후정책의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기후 소송 방어법 논란: 공화당, 화석연료 기업 보호 법안 추진

미국 의회 공화당이 기후 소송 방어법 성격의 법안을 추진하며,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의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