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대학 교수 겸 생물다양성 전문가인 크리스 딕먼에 따르면 2019년 9월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4억8천만 마리의 동물들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1월 8일) 24명이 사망, 코알라 8000여마리가 희생됐으며 포유유, 새, 파충류 약 4억 8천만 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수치는 딕먼이 2007년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ld Fund for Nature Fund for Nature) 보고서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공식을 사용하여 계산되었으며, 여기에는 뉴사우스웨일스(NSW)의 포유류 인구 밀도 추정이 포함되었다.
화재로 인한 동물 손실은 NSW의 동물들과 관련이 있을 뿐 빅토리아와 같은 현재 화재의 영향을 받는 다른 지역과는 관련이 없다. 시드니 대학교가 발표한 성명은 이 동물들 중 많은 동물들이 화재에 의해 직접 죽임을 당했고, 다른 동물들은 식량과 은신처가 부족하고 야생 고양이와 붉은 여우 같은 포식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나중에 굴복했다고 말한다.
“이 수치는 곤충, 박쥐, 개구리는 포함되지 않습니다.”라고 시드니 대학교는 말했다.” 진정한 동물 인명 피해는 4억 8천만 명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 NSW의 야생동물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육지 개간, 이국적인 해충,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증가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불 피해지도
호주는 늦여름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봄이 오는 9월쯤에는 잦아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은 조금 달랐다. 기후 변화로 늦여름이 아닌 봄인 9월에도 초대형 산불이 이어졌다. 지난해 1965년 이후 최소 강수량을 기록하는 최악의 장기 가뭄이 이어지고 35도에 이르는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까지 겹쳐 산불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시작된 산불은 해가 바뀐 현재까지 잦아들 기미가 없고, 오히려 여름을 맞아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맞물리면서 악화일로다. 지난달 18일 호주는 전국 평균 기온이 41.9도를 기록했다. 시속 30~40㎞의 강풍도 상황 악화에 기여했다.
호주 코알라, 기능적 멸종상태
호주 코알라는 산불 이전부터 멸종 우려를 낳았다. 최근 수년새 적지 않은 코알라들이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에 감염되면서다. 지난해 11월 BBC는 “포트 맥쿼리에 있는 세계 유일의 코알라 전문병원에는 요즘 눈에 염증이 생겨 후송돼 오는 코알라가 수백 마리에 달한다”며 “이중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가 50-60%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코알라 결막염의 원인은 클라미디아 감염 때문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성교에 의해 주로 전염되는 클라미디아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을 방치하면 실명하게 된다. 암컷은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의 보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다. 특효약이 없어 약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코알라는 원래 건강하고 유전자적 다양성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서식처로 선호해온 해안가 숲이 도시 확장을 위해 벌채되면서 서로 고립되어 코알라들의 근친교배가 늘어나 체력도 약화되고 병들고 있다. 또 유칼립투스 나무가 도시개발 등으로 줄어든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알라가 서식지에서 쫓겨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거기에 호주 산불이란 대형 위기를 맞았다. 생태학자들은 코알라가 움직임이 느려 불길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 피해가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코알라 보호단체의 수 애시턴은 “코알라들은 나무 위에서 그대로 불에 탔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도 유사하게 설명했다. 그는 산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불의 확산을 피해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서 “특히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불에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있다. 뉴욕타임스(NYT)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호주 코알라 재단의 테보라 타바트 회장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어떤 종의 개체 수가 너무 줄어 더 이상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장기적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국제환경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