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행정법원은 프랑스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충분히 줄이지 못해 ‘생태적 피해’를 입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을 제기한 4개 단체가 ‘진실의 승리’라고 표현한 판결로 프랑스 정부가 배출가스 감축과 피해 복구 명령을 내리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2개월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그린피스와 옥스팜 지부가 포함된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법원이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후 약속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종적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강요할 것이다”고 밝혔다. 법원은 소송을 낸 환경단체들에게는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상징적 의미로 1유로씩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230만명이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이 소송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기후소송에 큰 의미가 있다.
이 단체들은 프랑스가 몇 가지 조약과 국가 법률이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금세기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화씨 약 3.6도)로 제한하려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 따라 프랑스는 2019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랑스는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5%, 2025년부터 매년 3%씩 줄이겠다고 다짐했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환경정책에 대해 정부에 자문하기 위해 만든 독립기구인 프랑스 기후고등협의회가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배출량은 0.9%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가 현재와 미래의 탄소 예산에 맞추기에는 너무 느리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요구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네덜란드 대법원은 소송 7년 만에 “네덜란드 정부는 1990년보다 온실가스 25%를 줄여야 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