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숲의 파괴가 불러온 비의 실종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이 점점 건조해지고 있다. 강우량이 줄고, 땅은 갈라지며, 나무들은 물을 찾아 숨이 끊기는 듯 버티고 있다. 최근 그 변화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졌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아마존 우림의 강우량 감소는 지구온난화 때문이 아닌, 숲을 베어낸 인간의 활동 때문이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소속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35년간 축적된 위성영상, 기상자료, 토지 이용 변화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강우 감소 원인을 체계적으로 추적했다. 이들의 결론은 간결하지만 충격적이다. 지난 1985년부터 2020년 사이, 아마존의 건기 강우량이 해마다 약 21mm씩 줄었는데, 이 중 무려 74.5%가 산림 파괴로 인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후 뉴스가 아니다. 아마존은 더 이상 세계의 ‘기후 피해자’가 아니다. 이 숲은 인간의 행위에 의해 지역 기후를 적극적으로 잃어가고 있는 피해 현장이며, 동시에 그 변화가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시스템의 핵심 요소다.

비를 스스로 만드는 숲의 매커니즘

아마존의 나무들은 단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가 아니다. 이들은 땅속 깊이 뻗은 뿌리로 지하수를 흡수해, 수분을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거대한 생체 펌프이자 기후 조절장치다.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배출된 수분은 공중으로 상승해 구름을 만들고, 그 구름이 다시 비를 뿌린다. 이 순환은 ‘내부 강우 재활용’이라 불리며, 아마존 지역 강우량의 최대 40%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순환 고리는 더 이상 완전하지 않다. 인간은 숲을 베어내고 있다. 삼림이 사라진 자리에는 목초지, 콩밭, 불법 광산이 들어섰다. 나무가 없어진 땅은 더 이상 수분을 배출하지 않으며, 구름이 생성되지 않으니 강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상파울루대학교 연구진이 보여준 수치는 명확하다. 건기 강우량이 매년 21mm씩 줄고 있으며, 이 중 약 15.8mm가 산림 파괴의 직접적인 결과다. 과거 기상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이 ‘가능성’으로 언급하던 논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정량적 사실’로 바뀌었다.

연구팀은 아마존 지역에서 특히 건기에 강우가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건기는 보통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비가 줄어들면 건조한 환경에서 산불이 더 쉽게 발생하고, 이는 더 많은 숲을 태운다. 다시 나무가 줄고, 강우도 감소하며, 이 악순환은 더욱 깊어진다.

숲은 더 이상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산림이 완전히 사라진 지역에서는 증산 작용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강우 패턴 자체가 사라진다. 토양은 건조하고, 종자 발아율은 떨어지며, 재조림조차 어려워진다. 숲의 ‘자가치유 능력’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산림 파괴가 불러온 기온 상승

건기 강우량의 급감과 함께, 아마존에서는 지역 기온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35년 동안 아마존의 최고 일간 기온은 평균 2°C 가까이 상승했으며, 이 중 0.39°C는 산림 파괴로 인한 것이다. 이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전지구적 온난화보다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지역 생태계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기온이 오르면 증발은 더 빠르게 진행된다. 토양은 더 빨리 마르고, 식물의 수분 손실은 급증한다. 일부 식물종은 일정 온도를 넘어서면 생리작용이 정지된다. 특히 수분 의존도가 높은 식물이나 양서류, 곤충류는 적응 능력을 상실하고 사라진다. 기온 상승은 단순히 더운 날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생존 환경을 뿌리째 흔드는 현상이다.

산림이 파괴된 지역은 온도 상승이 더욱 가속화된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수분을 배출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반사율이 높은 맨땅은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열을 방출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결과, 산림이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의 온도 차는 점점 더 커지고, 그 격차는 아마존 내 미세기후(microclimate) 구조마저 바꿔놓고 있다.

여기에 기온 상승은 또 다른 위험을 부른다. 바로 화재다. 건조한 조건에서 불씨 하나가 수천 헥타르의 숲을 앗아갈 수 있으며, 이는 아마존의 사바나화(savannization)를 가속화한다. 숲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더라도, 일단 한 번 화재를 겪은 지역은 회복이 어렵고, 재식림을 시도해도 성공률은 현저히 낮다.

이렇듯 산림 파괴는 단순한 ‘공간의 손실’이 아니다. 이는 기후 시스템을 다시 쓰는 행위이며, 그 결과는 국지적 재난에서 전지구적 문제로 연결된다.

숲을 살리는 해법, 그리고 시간과의 싸움

연구 결과는 명확하다. 아마존이 마르고 있는 원인은 바로 ‘인간’이다. 그리고 이 말은 역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인간이 만든 문제라면, 인간이 되돌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복구는 파괴보다 수십 배의 시간이 필요하며, 지금 이 순간도 숲은 사라지고 있다.

브라질 정부와 국제 사회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이다. 아마존 보호구역 확대, 불법 벌목에 대한 단속 강화, 원주민 토지 권리 보장 등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산림 파괴 속도에 비해 복원 속도는 한참 뒤처져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해법 중 하나는 원주민 공동체의 권한 강화다. 실제로 많은 연구는 원주민이 관리하는 숲이 비원주민 지역보다 산림 손실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숲과 함께 살아왔고, 그 생태적 균형을 오랜 세월에 걸쳐 유지해 왔다. 이들의 지식과 경험은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과학이 놓치고 있는 실천적 생태지식이다.

또 다른 축은 복원(reforestation)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태적 기능을 복원하려면, 토종 수종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설계가 필요하며, 숲이 다시 증산작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분 순환 구조도 함께 회복되어야 한다. 일부 NGO와 연구기관은 이를 위해 “아마존 복원 회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서로 연결하여 숲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생물의 이동 경로와 기후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모든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와 국제 협력, 그리고 현지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선진국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 국가들은 이제 기후 재정 지원을 통해 숲 보전에 기여해야 하며, 글로벌 소비자들도 ‘숲을 파괴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해야 할 때다.

아마존은 더 이상 무한정 버틸 수 없다. 이미 일부 과학자들은 “일부 지역은 되돌릴 수 없는 문턱(tipping point)을 넘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늦지 않았다. 과학은 원인을 밝혀냈고, 해법도 제시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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