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넷제로를 달성해도, 메탄 감축이 부실하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2도 선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O2만 줄이면 된다’는 넷제로 서사가 여전히 강하지만, 단명 강력 온실가스인 메탄이 단기 온난화를 좌우하면서 ‘잘못 설계된 목표’가 실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경고다.
Carbon Brief에 실린 ETH 취리히 연구진의 기고와 새 논문은, 배출을 CO2 환산치로 한데 묶는 관행이 메탄의 특성을 가려 정책 우선순위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는 목표 온도에서 거꾸로 계산해 필요한 메탄 감축 폭을 제시하며, 국가와 기업의 넷제로 목표가 ‘메탄 감축’과 결합돼야 ‘2도 아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메탄 감축은 앞서 보도한 기후 재난 임계점 앞에서 커지는 경고: 극단적 기후 사건이 일상이 되는가, 보수당 ‘저렴한 전력’ 보고서의 허점 10가지…팩트체크가 드러낸 전기요금·기후정책 논쟁의 맹점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메탄은 왜 ‘짧게 강하게’ 지구를 데우나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지구온난화에 큰 기여를 하는 온실가스로 꼽힌다. 대기 중에서 열을 가두는 효율이 높아 같은 양이라면 단기 온난화 영향이 크다. 동시에 대기 수명이 수십 년 수준으로 비교적 짧아, 배출을 줄이면 온난화 상승세를 빠르게 눌러줄 수 있는 카드로도 평가된다.
문제는 배출원이다. 메탄은 농업, 화석연료 생산과 유통 과정, 폐기물 관리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농축산 분야에서는 반추동물의 장내 발효와 분뇨 처리 과정이 큰 비중을 차지해, 식품 시스템과 기후정책이 정면으로 맞닿는다. 화석연료 부문에서는 가스전, 송배관, 액화천연가스 시설, 플레어링과 누출이 쟁점이다. 폐기물 부문에서는 매립지와 하수 처리에서 발생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메탄은 기술·관리 개선만으로도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는 영역과, 식단·사육 방식·생산량 같은 사회적 선택이 얽히는 영역이 함께 존재한다. 연구진은 바로 이 지점에서 메탄을 CO2의 부속 변수로 취급하는 접근이 실제 정책 설계를 왜곡할 수 있다고 본다.
‘CO2 환산’이 메탄 감축을 가리는 방식
기후정책과 기업 공시에서는 온실가스를 ‘CO2 환산’으로 묶어 1개의 숫자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스를 한 틀에서 비교하고 목표를 설정하기엔 편리하지만, 메탄과 CO2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논문은 이를 ‘스파게티와 닭고기를 같은 단위로 바꾸려는 시도’에 비유한다. 무엇을 기준으로 바꾸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환산 지표인 GWP20은 20년 누적 온난화 효과를 비교해 단기 영향이 큰 메탄 감축을 더 시급한 과제로 보이게 만든다. GWP100은 100년을 기준으로 해 장기 온난화에 더 무게를 두며, 많은 국가의 UN 보고와 기업의 GHG Protocol, 통합평가모형에서 널리 쓰인다. GWP*는 고정된 기간의 누적이 아니라 배출 변화율을 반영해 ‘추가 온난화가 없는 상태’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다만 이 해석은 역사적 온난화 추세의 지속을 전제하는 등 논쟁적 요소가 남아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선택이 메탄 감축을 ‘급한 불’로 만들 수도, 거의 불필요해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통합평가모형이 비용 효율성을 중심으로 경로를 구성하는 탓에, 현실 정책처럼 비선형적이고 정치적 타협이 많은 경로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든다. 그 결과, 메탄 감축의 효과를 단독으로 분리해 읽기 어려워지고, 목표 설계가 CO2 중심으로 기울 수 있다.
연구의 핵심: 목표 온도에서 역산해 ‘메탄 감축’ 최소치 제시
ETH 취리히의 콘스탄틴 베버, 레토 크누티, 시릴 브루너 연구진은 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발표한 연구에서, CO2와 메탄을 분리해 독립 변수로 다루는 접근을 제안했다. 먼저 ‘허용 가능한 최고 기온 상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미 존재하는 넷제로 목표를 전제로 그 목표와 양립 가능한 최소 ‘메탄 감축’ 폭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연구는 2025년부터 감축이 시작돼 목표 연도까지 선형으로, 즉 매년 일정한 속도로 줄어드는 경로를 가정했다. 그런 다음 단순 기후모형으로 2100년까지의 최고 기온 상승을 계산해, 넷제로 시점과 메탄 감축률 조합에 따라 최고 온난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2050년 CO2 넷제로를 가정할 때다. 최고 온난화를 1.7도로 제한하려면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메탄 배출을 최소 69%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넷제로 목표가 CO2만이 아니라 모든 온실가스를 포함하는 형태라면 같은 2050년 목표에서 필요한 메탄 감축 최소치는 63%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국가·기업 목표의 범위 정의가 ‘메탄 감축’ 요구 수준을 바꾸지만, 어떤 경우든 큰 폭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점은 같다고 본다.
반대로 현재 정책 경로에서는 2050년까지 메탄 배출이 2020년 대비 약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CO2가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더라도 2050년 무렵 최고 온난화가 2도를 넘길 수 있다고 연구는 경고한다. 또한 메탄이 2020년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될 경우, CO2 넷제로가 2040년 이후라면 최고 온난화가 1.85도를 넘는다는 결과도 제시했다. 1.85도는 ‘2도보다 훨씬 아래’라는 파리협정의 표현과 부합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제기돼 온 수준이다.
연구는 ‘메탄 감축’이 단기 온난화 곡선을 누르는 레버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다. 예컨대 2030년까지 메탄을 약 3분의 1 줄이자는 Global Methane Pledge 수준의 감축은 최고 온난화를 약 0.15도 낮출 수 있으며, 이 중 0.05도는 순비용이 들지 않는 조치로도 달성 가능하다는 추정이 함께 소개된다.
탄소예산도 메탄에 좌우된다: 2도 예산 30% 축소 가능성
기후정책에서 ‘탄소예산’은 특정 온도 한계를 넘지 않기 위해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CO2의 누적 한도를 뜻한다. IPCC 2021년 보고서와 2023년 Nature 연구는 2025년 시점에서 2도 목표를 위한 잔여 탄소예산을 약 1,000~1,150GtCO2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추정치가 사실상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27~35% 수준의 메탄 감축을 전제하고 있다고 본다. 메탄이 충분히 줄어든다는 가정이 깔려 있어야 ‘CO2를 앞으로 얼마나 더 배출할 수 있는지’가 그만큼 넉넉해진다는 의미다. 반대로 GWP* 해석처럼 메탄을 ‘추가 온난화가 없게 유지’하는 정도로만 다루면, 2도 탄소예산의 최적 추정치가 약 30% 줄어 750GtCO2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극단적으로는 메탄이 앞으로 전혀 줄지 않는 경우, 1.7도 목표에 해당하는 잔여 탄소예산은 사실상 이미 소진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연구는 말한다. 이는 CO2 감축 경로를 아무리 엄격하게 짜도, 메탄 감축이 따라오지 않으면 ‘온도 목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뜻한다. 탄소예산 논의가 CO2 중심으로만 전개될 때 생길 수 있는 맹점을 정면으로 찌른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