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시스템 붕괴 배출, 기후 모델의 빈칸: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온난화를 30퍼센트 키울 수 있다

인류가 화석연료 배출을 줄여도,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자연이 스스로 온실가스를 더 내뿜어 온난화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툰드라가 녹고, 습지가 발효하듯 가스를 뿜고, 숲이 더 큰 산불에 무너지는 과정이 연결되며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인간 유발 온난화를 20에서 30퍼센트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효과는 단순한 학술적 우려를 넘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탄소예산 계산을 흔들 수 있다. 2026년 9월 Yale Environment 360가 소개한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논문 모델링에 따르면, 세기 후반 인류가 넷제로를 달성하더라도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추가로 약 0.2도의 온난화를 더할 수 있고, 잔여 배출이 남는 시나리오에서는 추가 온난화가 0.4도에 가까워질 수 있다.

자연 시스템 피드백은 앞서 보도한 사라지는 빙하, 높아지는 긴박감유엔, 첫 ‘세계 빙하의 날’ 개최, 마운트 레이니어 흰꼬리뇌조, 14년 만에 ‘위기종’ 지정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란 무엇이며 왜 지금 문제가 되는가

자연 시스템 피드백은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자연이 탄소를 더 흡수하는 대신 배출원이 되어, 다시 온난화를 키우는 되먹임을 뜻한다. 예컨대 영구동토가 해빙되면 유기물이 분해되며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되고, 습지는 고온에서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져 메탄 배출이 늘 수 있다. 산림은 기온 상승과 가뭄, 해충, 낙뢰 등으로 산불 위험이 커지면 한 번의 화재로 저장 탄소가 대량 방출되고, 회복력까지 약해져 장기적으로 흡수원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화석연료 연소처럼 ‘사람이 직접 배출하는’ 영역 밖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기 중으로 들어가는 온실가스라는 결과는 같다. Yale Environment 360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런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인간이 만든 온난화를 20에서 30퍼센트 확대하는 ‘숨은 승수’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도 수준까지 올라온 현재의 온난화가 2도 안팎의 국제 목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추가 0.2도에서 0.4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재난의 빈도와 피해 규모를 바꾸는 차이가 될 수 있다.

연구가 제시한 수치: 넷제로 달성해도 0.2도, 못 하면 0.4도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실린 모델링 연구는 세기 후반까지의 배출 경로에 따라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더하는 온난화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본다. 인간이 넷제로를 달성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피드백이 추가로 0.2도의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반대로 넷제로에 이르지 못해 세기 말까지 잔여 배출이 이어지면, 추가 온난화는 0.4도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핵심은 피드백이 ‘감축을 대체’하는 변수가 아니라, 감축의 효과를 깎아 먹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화석연료 배출을 줄이면 온난화의 속도는 분명 느려지지만, 이미 시작된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어떤 규모로 배출을 되돌려 보낼지에 따라 체감되는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효과가 기후 정책을 좌우하는 모델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봤다. Yale Environment 360에 따르면 논문 주저자인 샘 애버내시는 정책을 안내하는 모델이 다가올 온난화를 과소평가하고, 우리가 ‘추가로 배출해도 되는 탄소’의 양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왜 기후 모델에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빠지기 쉬운가

자연 시스템 피드백을 정교하게 모델에 넣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과정의 복잡성이다. 영구동토, 습지, 산림, 해양은 각각 다른 시간 규모와 지역 조건을 갖고 움직이며,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같은 산불이라도 기후대와 수종, 토양 수분, 관리 방식에 따라 배출과 회복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둘째는 데이터의 공백이다. Yale Environment 360는 시베리아나 콩고 분지 같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배출 관측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이 공백은 모델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기후과학자 브라이언 부마는 Yale Environment 360에 “대기 중으로 들어가는 모든 배출을 포함하지 않으면 출발부터 불리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즉, 자연 시스템 피드백은 존재를 알면서도 측정과 모사에서 뒤처진 영역이고, 그 틈이 ‘정책의 맹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소예산과 기후정책의 함의: 감축 목표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정책은 대체로 탄소예산 개념, 즉 특정 온도 목표를 넘지 않기 위해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총량을 전제로 설계된다. 그런데 자연 시스템 피드백이 모델에 충분히 들어가지 않으면, 같은 온도 목표를 가정하더라도 실제 허용 가능한 인간 배출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다시 말해 감축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또 하나의 함의는 책임과 설계의 문제다. 자연 시스템 피드백은 인간이 직접 굴뚝에서 뿜는 배출이 아니지만, 그 촉발 요인은 인간이 만든 온난화다. 이 때문에 국제협상에서 배출의 정의와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지, 국가 인벤토리에 어떻게 반영할지 같은 논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다만 연구가 말하는 것은 ‘자연도 배출하니 감축이 무의미하다’가 아니다. 오히려 화석연료 감축이 지구 시스템 붕괴를 늦춰 피드백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감축의 시급성이 강화된다는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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