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로 변신한 야구선수 노경은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노경은(36)선수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고기류를 피하고 채소 위주의 음식을 먹는 ‘채식주의자’로 변신한 것이다. 얼마나 엄격한 식단을 하느냐에 따라 채식주의에도 단계가 매겨지는데, 노경은은 자신을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이라고 칭했다.

채식을 하되 달걀, 우유, 꿀처럼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은 먹는 방식이다. 그는 “이제 5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원래도 그렇게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먹고 싶다는 생각은 잘 안 난다”며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아무리 먹어도 체중은 그대로인데, 느낌은 훨씬 가벼워졌다. 불필요한 지방도 다 빠졌다”고 배를 매만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호주 프로야구리그 질롱 코리아에서 뛰던중 특별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접했다. 롯데의 강영식 코치가 보내준 채식주의에 관한 영상이었다. 노경은은 “해당 영상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채식을 하면 부상 회복이 빠르고 나같이 나이 많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노경은은 1월부터 고기를 끊었다. 콩고기 등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탄수화물 위주로 영양을 보충했다.

그는 “아무리 음식을 먹어도 몸무게가 90㎏대 중반을 유지하면서 몸이 가벼워지더라”라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을 올 시즌 목표로 삼았는데, 체력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돌아온 노경은은 계속 채식을 유지했다. 일부러 마트에서 채식 위주의 음식을 구매해 식단을 짰고, 선수단 식단에서도 고기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는 “호주에선 채식주의자를 위한 환경이 잘 돼 있어서 완전한 비건(Vegan·고기, 난류, 유제품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활했지만, 한국에선 쉽지 않더라”라며 “귀국한 뒤에 유제품 등은 섭취했다”고 말했다.

사실 채식은 노경은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미아가 돼 2019시즌을 통째로 쉰 상태였다. 실전 공백을 넘어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선 어떤 시도라도 해야 했다. “채식을 하는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지구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나도 지구력을 키우고 싶어 오랜 고민 끝에 채식을 시작했다. 모두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난 효과를 체감한다”며 “선발투수로 돌아오면서 구단이 내게 요구했던 게 ‘이닝’이었다. 최근 퐁당퐁당하고 있지만, 성적엔 크게 욕심이 없다. 그저 시즌 내내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자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팀 동료 강로한은 노경은을 따라 채식을 하기도 했지만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했다. 노경은은 “다행히 전에도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채식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김밥을 먹을 때도 햄은 빼고 먹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6차례 선발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하며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10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선 7이닝 동안 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는 “앞으로도 채식을 유지할 것”이라며 “고기를 먹지 않고도 운동선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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