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일상은 많이 바뀌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반대로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는 말이 상식으로 다가왔다. 닐슨코리아가 4월 발표한 ‘코로나 19 보고서’에 따르면 전염병 발생 전후로 음식배달 이용이 33%에서 52%로 증가했고, 주문포장 역시 23%에서 29%로 늘어났다. 1회용 종이컵 쓰레기만 지난 2월 2만 910kg이었는데 5월엔 2만7천475kg으로 130%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플라스틱은 1만5662kg에서 5월 3만3천879kg으로 216%나 증가했다. 영국 BBC는 전 세계에서 매달 버려지는 마스크만 해도 1290억 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회용품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머그잔을 사용하던 매장에서도 테이크 아웃을 하면서 늘어났지만 가정 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으로 인해 배달음식과 택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생겨난 1회용품과 포장재 쓰레기들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로 인한 문제점을 느낀 사람들은 텀블러나 에코백을 사서 이용하며, 일회용 빨대를 생분해성 빨대나 유리, 알루미늄으로 된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소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하나의 쓰레기도 만들어내지 않겠다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라는 운동이 생겨난 계기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많은 주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새로운 정책으로 삼아 많은 캠페인이 벌어졌고 근래에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한가지 더 생각해야 하는 점은 바로 ‘리바운드 효과(Rebound effect)’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했던 일이 그와는 반대의 결과로 다가온다는 의미로 우리가 환경을 위해서 한 행동이 반대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수도 있단것. 텀블러를 사용하는 행위는 좋지만, 텀블러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보다 많게는 30배 이상 차이가 나며, 세척하는데 들어가는 세제가 오히려 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것이다. 그래서 유리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은 최소 17회, 세라믹 텀블러는 최소 39번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미국 수명주기 에너지 분석 연구소의 연구결과가 있다.
마포구에 위치한 알맹상점에선 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와 같은 세제, 소독 살균제 등을 리필받을 수 있다. 생활속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발적인 움직임이 모여 생겨난 장소다. 게다가 알맹상점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놓고 공유센터 메모장에 사연을 적으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워크숍과 환경교육과 캠페인도 진행 중이니 확인하고 이용하면 좋겠다.
기업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샴푸와 바디 제품의 내용물만 소분해서 판매중으로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에 가면 구매가 가능하다. 15개의 상품 중 원하는 만큼의 양을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기에 충전해 갈 수 있다. 용기도 자외선 LED램프로 살균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팁.
아모레퍼시픽 시족가능경영 디비전 오정화 상무는 “리필 상품과 판매 방식의 변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리필 스테이션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새로운 경험과 친환경 가치, 수준 높은 서비스로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