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플라스틱 국제협약 협상 돌입…생산량 제한 여부가 쟁점
유엔 기후회의가 종료된 지 하루 만인 27일, 부산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논의하는 제5차 국제협상(INC-5)이 개막했다. 이번 협상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종식하기 위한 글로벌 협약의 최종 합의 도출을 목표로 진행된다.
생산량 제한, 협상의 최대 쟁점
이번 협상의 핵심은 플라스틱 생산량 제한 여부다. 플라스틱 생산은 화석연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석유 생산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환경단체와 일부 국가들은 생산량 제한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유해 화학물질 노출 완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우리를 끝내기 전에, 우리가 이를 끝내야 한다”며 강력한 협약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플라스틱 문제를 ‘넘치는 욕조’에 비유하며, 생산 제한이 없으면 오염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바닥을 닦는 것보다 물을 잠그는 것이 우선”이라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 입장 번복…협상 난항 예상
미국은 한때 생산량 제한을 지지하는 듯했으나, 최근 정치적 변동으로 입장을 번복하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되면서 미국의 협약 비준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화학산업협회(ACC)는 생산량 제한이 일자리 감소와 경제적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와 특정 제품 금지와 같은 시장 기반 접근법을 선호하고 있다.
환경 단체, 협상 공정성 우려
환경단체들은 협상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INC-5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소는 이전 협상에서 논의된 ‘1차 플라스틱 생산’ 조항을 삭제하고, 국가 자율적 목표를 강조하는 문서를 제안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유엔 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잉거 앤더슨이 일부 국가에 생산량 제한 우선순위를 제외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협상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협상에서는 생산량 제한 외에도 ▲플라스틱 유해 화학물질 규제 ▲협약 이행 비용 조달 ▲구조화 방식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상향식 접근을 선호하는 국가들과 자율적 목표 설정을 주장하는 국가들 간의 이견이 큰 상황이다.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생산 제한 없이는 협약이 환경 정의와 오염 종식을 실현하기 어렵다”며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INC-5 협상이 오는 12월 1일까지 성공적으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에 폭염 ‘핫스팟’ 출현… 기후 모델로 설명 불가
2023년은 20세기 평균보다 화씨 2.12도(섭씨 1.18도)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2016년의 이전 기록을 넘어선 것이며, 지난 10년 동안 가장 더운 해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역시 또 다른 기록적인 해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최근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기존 기후 모델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폭염 ‘핫스팟’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수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농작물과 숲을 말려버리며 대규모 산불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예측을 뛰어넘는 극단적 폭염
콜롬비아 기후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는 지난 6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폭염이 급격히 증가하는 지역을 지도화했다. 연구에 따르면, 북서유럽, 중앙 중국, 일본, 한국, 아라비아 반도, 동부 호주 등이 주요 폭염 핫스팟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남서부에서 발생한 9일간의 폭염은 지역별로 최고 기온 기록을 화씨 54도(섭씨 30도)나 초과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Lytton)에서는 역대 최고 기온인 화씨 121.3도(섭씨 49.6도)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마을이 산불로 전소됐다. 같은 기간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는 수백 명이 열사병 등으로 사망했다.
북서유럽도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는 2022년에 약 6만 명, 2023년에는 약 4만 7천 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북서유럽의 최고 여름 기온은 평균 여름 기온보다 두 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복잡한 기후 변화가 원인
폭염의 주된 원인으로는 북반구를 도는 제트기류의 이상 진동이 지목된다. 연구팀은 북극의 급격한 온난화가 제트기류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더운 공기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이로 인해 유럽과 러시아에서 폭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식생의 건조화가 있다. 연구는 지역 식생이 오랜 기온 상승으로 말라가면서, 자연 증발산에 의한 기온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폭염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폭염에 대한 대비 시급
전문가들은 극단적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카이 코른후버 박사는 “폭염은 건강, 농업, 식생, 인프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대 사회는 이러한 극단적 기후에 적응할 준비가 부족하며,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도 폭염은 허리케인, 토네이도, 홍수를 포함한 모든 자연재해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초래하고 있다. 2023년에는 폭염으로 2,32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폭염에 이름을 붙여 허리케인처럼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파리 협정 10년, 기후 위기의 교훈과 과제
1.5도 약속, 현실은 어디에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 회의에서 글로벌 리더들은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이상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했다. 이 목표는 7년 전 교토에서 설정했던 것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과학적 발전과 정책 입안자들의 긴박감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파리 협정은 미국과 중국 같은 주요 배출국뿐만 아니라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을 받는 취약한 소규모 섬나라들도 통합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협정이 공식 발효되었을 때 “오늘 전 세계가 이 순간을 맞이합니다”라고 선언하며, “이 협정이 구현하는 약속을 이행한다면 역사는 이를 지구를 위한 전환점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파리 협정은 원래 구상했던 전환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화석 연료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잠시 감소했다가 다시 급증했다. 새로운 화석 연료 프로젝트가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과학적 합의가 있음에도,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모잠비크에서 페름기 분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추 및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잇달아 착수했다. 한편, 유럽은 치명적인 폭염을 겪고 동아프리카는 지속적인 가뭄을 견디며 멕시코만은 점점 더 파괴적인 허리케인으로 인해 타격을 입는 등 기후 변화의 결과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후 행동의 딜레마: 약속은 지켜지고 있는가
파리 협정에 가입한 한국도 기후 정책을 약속과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수준에서 40% 줄이겠다고 약속하는 국가결정기여금(NDC)을 업데이트했다. 그러나 국내외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투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말 탄소 중립 공약을 선언한 이후에도 해외 투자가 증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화석 연료 프로젝트의 주요 자금 조달국으로 남아 있다.
기후 변화,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
파리 협정의 열망과 배출량 증가의 현실 사이의 단절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학자 윔 카톤과 안드레아스 말름은 저서 <오버슛: 세계가 기후 파괴에 굴복한 방법>에서 그 해답을 “오버슛”이라는 이념에서 찾는다. 파리 협정 즈음에 주목받은 이 프레임워크는 온난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미래의 기술 솔루션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카톤과 말름에 따르면, 의미 있는 행동을 지연시키려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파리 협정의 모호한 용어에 내재되어 있어 기존의 관행이 지속될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오버슛은 수동적으로 묵인하는 운명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재앙으로 돌진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프로그램이다. 당분간 계속 진행하다가 금세기 말에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석유 회사들이 지구가 온난화됨에 따라 기록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카톤과 말름은 과잉 생산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수용이 가장 취약한 인구와 미래 세대가 무활동으로 인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위험한 책임 포기라고 지적한다.
최근 한국의 상황도 정책과 관행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현행 기후변화법이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젊은 활동가들고 다음세대를 포함한 200명 이상의 원고가 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이 불충분하다고 비난하며 청원서를 제출한 후 나온 것이다. 법원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존 탄소 중립법에 2026년 2월까지 배출량 감축에 필요한 임시 목표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국 소비자, 가격 상승 속 식물성 제품 선호 증가
최근 Plant Based Foods Institute(PBFI)에서 조사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식물성 제품의 가격이 동물성 제품과 비슷하거나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유연하게 식물성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우려도 이러한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식물성 우유, 치즈, 냉장육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의 식물성 제품 지출이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건강, 지속 가능성, 비용 효율성을 우선시하면서 식물성 대체품이 전국 식료품점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780만 가구의 크로거 소매 데이터를 사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성 우유, 치즈, 냉동 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동물성 제품의 가격 상승이 식물성 소비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PBFI의 리넷 권 분석가는 “동물성 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식물성 옵션을 더 많이 탐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식물성 버터, 해산물, 고기의 소매 가격이 동물성 제품과 비슷하거나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 주요 카테고리에서 식물성 우유, 치즈, 냉장육의 소비가 증가했으며, 식물성 크리머와 단백질 음료 등도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건강과 환경 문제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식물성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식물성 식품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 건강 문제를 꼽은 소비자는 48%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며, 45%는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이려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집에서 커피를 만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성 크리머 매출도 증가했다. 변하는 소비자 심리와 함께 건강에 대한 정의가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아스텔레코리아, 비건 파인다이닝 준비중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서울 청담동에서 국내 최초의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소유한 개인 회사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 리유빌딩에 신규 비건 파인다이닝(고급 레스토랑) 개점 준비중이라고 알려졌다.
레스토랑 이름으로는 ‘비움’이 유력하다. 지난 5월에는 비아스텔레코리아가 ‘마음의 정원 비움’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이 명예회장은 2018년 23년 만에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 여러 개인 회사를 창업했으며 비아스텔레코리아는 그중 하나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2022년 1월 자본금 3500만 원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이 명예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사업목적은 기타 식품 제조업 등이다.
레스토랑 운영은 ‘미쉐린 스타’ 김대천 대표가 맡는다. 김 대표는 2021년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세븐스도어의 오너 셰프이자 디씨크리에이티브 대표다.
숲과 토지가 이산화탄소 흡수를 거부하다
작년 여름은 관측 이후 가장 더운 해였다. 2023년, 국제 연구팀의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지에 흡수된 탄소의 양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탄소 흡수원의 붕괴는 기후 모델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변수로, 지구 온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환경의 변화
열대우림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며,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지구의 바다, 숲, 토양과 기타 천연 탄소 흡수원은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의 약 절반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이러한 중요한 과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연구팀의 예비 연구 결과, 이 기간 동안 토지에 흡수되는 탄소량이 급감한 것은 숲, 식물과 토양이 탄소를 거의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기후 시스템의 회복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의 요한 록스트롬 소장은 “숲과 토지 등 육상 생태계는 탄소 저장·흡수 능력을 잃어가고 있고, 바다도 불안정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00년부터 바다는 지구 과잉열의 90%를 흡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린란드 빙하와 북극 빙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녹으면서 멕시코 만류가 교란되고, 바다가 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는 느려졌다. 이는 바다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후모델의 한계와 자연의 흡수력
현재의 기후모델은 자연의 흡수 능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구축됐다. 그러나 자연의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은 이러한 모델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자연 흡수원 변수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필리프 시아 프랑스 기후와 환경과학 연구소 연구원은 “2023년 대기 중 CO2 축적량은 매우 높으며 이는 육상 생물권에 의한 흡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자연생태계가 기후위기로 붕괴되면 인간이 탄소를 감축한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엑세터대 지구시스템연구소의 앤드류 왓슨 교수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기후예측모델은 탄소흡수원의 기능이 100년에 걸쳐 서서히 퇴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영향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탄소흡수원의 붕괴는 이 예상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소흡수원은 나무, 습지, 토양 내 미생물, 플랑크톤, 산호 등 자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요소를 말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자연의 탄소흡수원이 지난 60년간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56%를 흡수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자연의 탄소흡수원은 그 기능이 빠르게 퇴화되고 있다.
지구 시스템의 불안정성
올 7월 공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년대비 86%나 증가한 것으로 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전세계 탄소배출량은 0.6%밖에 늘어나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의 탄소흡수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로 생태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균열이 생기면서 탄소흡수원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던 세계 각지의 열대우림들은 벌목과 농지개간으로 탄소배출원으로 역할이 바뀐지 오래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가뭄으로 아마존강의 수위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가뭄과 폭염으로 산불이 도처에서 발생하면서 탄소흡수원 생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해양환경도 위태롭다. 바다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낮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동물성 플랑크톤은 한밤에 해저에서 올라와 식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다시 바다 깊은 곳으로 되돌아가는 방식으로 탄소가 포집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많이 녹으면서 바다가 더 많은 양의 햇빛에 노출돼 동물성 플랑크톤의 수직 이동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바다의 탄소포집능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흡수원이 제기능을 잃으면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도 차질을 빚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산림벌채율이 가장 높은 핀란드는 산업부문 탄소배출량을 43%까지 저감했음에도 최근 자국 탄소흡수원인 이나리(Inari) 지역 인근의 숲을 밀어버리는 바람에 국가 탄소배출량은 줄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요한 로스트롬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지금까지는 생물다양성이 유지되면서 탄소배출을 조용히 카펫 아래로 밀어넣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 안락함에 취해 실제 위기를 꿰뚫어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질문
앤드류 왓슨 교수는 “자연의 탄소흡수원이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에 대한 논의는 항상 뒷전으로 미뤄왔다”면서 “하지만 탄소흡수원이 언제까지 남아있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제는 변화하는 기후에 따라 탄소흡수원 기능이 멈췄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질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탄소 ‘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자연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기 중 탄소를 대규모로 제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지구의 광활한 숲, 초원, 습지, 바다만이 인간의 탄소 오염을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2023년 기준, 그 양은 374억 톤에 이르렀다. 자연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하는 현상은 일시적일 수 있으나,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이나 대형 산불 등이 지속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모델의 재검토와 함께 자연의 흡수 능력을 복원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 감소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국제 사회의 협력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며, 개인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기후변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기후 위기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그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인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