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무게로 전 세계 농업 지형이 재편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역시 농업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수확량 감소, 토지 황폐화, 가격 급등 현상이 이제 한반도 전역에서도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30년간 10년마다 0.2°C씩 상승해 왔으며, 2024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14.5°C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격한 기온 상승은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사과, 배, 포도와 같은 온대 작물의 재배 면적이 30~35% 감소했으며, 이는 아열대화된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다. 이상기후로 인한 수확 시기 혼선과 생산량 불안정으로 인해 한국은 OECD 국가 중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인이 하루 평균 120칼로리를 덜 섭취하게 될 것이라는 글로벌 연구는 한국 농업에도 심각한 경고를 던진다. 주요 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한국 농민들은 고온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성 감소와 국내 자급률 저하에 따른 수입 의존도 증가와 같은 두가지 어려움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사과 주산지인 경상북도는 개화 이상과 열 스트레스로 인해 최대 40%까지 수확량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 인도,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대규모 농업국들은 기후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만회하고자 경작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림 파괴 및 탄소 배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식량 생산의 비용을 수입 가격 상승으로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1992년부터 2020년 사이, 이러한 국가들이 주도한 경작지 확장은 기후 변화로 인한 비효율성 보완을 위한 토지 전환의 결과이며, 동시에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무역 구조 변화와 국제 농업 경쟁
일부 지역의 농업 생산성이 하락하면서, 다른 지역은 국제 식량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무역 균형과 한국의 식량 안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UC 데이비스의 기후적응연구센터 공동 소장인 에르완 모니에는 해당 연구들이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다만, 향후 유전자 편집과 같은 혁신 기술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도 지적했다.
또한, 농민들이 기후 변화에 따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옥수수·콩 재배 농민들은 낮은 수익성을 감수하며 기존 작물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수익성과 회복력이 높은 대체 작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불필요한 추가 경작지 확장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모니에는 이러한 연구들이 비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 지구적 식량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 현실적인 논의와 농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아래에서부터의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는 학계 논문 발표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글로벌 및 국내 연구결과는 신속한 적응과 행동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기후 회복형 작물 유전자 연구 및 R&D 가속화, 생태농법 및 도시농업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확대, 기술 및 식량안보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 강화.
기후 변화는 단지 위협만으로만 받아들여선 안된다. 이걸 농업 혁신의 전환점이자 기회로 받아들여 정책, 지역 적응 전략, 농민 중심으로의 해법이 동시에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미래 농업이 가능해 질 것이다. 지금이 바로 기후 회복형 농업의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시점이다.
지난 7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중요한 국제 포럼이 열렸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이하 MSF)와 국회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기후위기, 국경을 넘다: 기후·보건 그리고 한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펼쳤다.
이 포럼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서, 기후변화가 어떻게 전 지구적 보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지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제와 토론을 통해 전해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 문제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기온 상승이나 이상기후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전염병의 확산, 식량안보 위협, 물 부족, 강제 이주, 의료 시스템의 붕괴 등 전방위적 위협으로 이어진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서 이러한 영향은 더욱 치명적이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고 자원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작은 기후 충격에도 보건 위기가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MSF의 제사 폰테베드라 스위스 의료 총괄은 기조 발표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인도주의적 위기는 결코 별개의 현상이 아닙니다. 기후위기는 질병의 양상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구호 활동을 펼치는 지역에서 명백하게 체감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작물이 자라지 못하고, 이는 아동 영양실조의 급증으로 이어진다. 또 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해수면 상승과 폭우로 인해 거주지를 잃은 수백만 명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인성 질병과 호흡기 질환이 창궐하고 있다.
한국의 역할
이번 포럼의 핵심 중 하나는 한국의 국제적 역할 확대에 대한 논의였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포럼 공동대표)은 개회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선 국제보건과 인도주의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연대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한국은 OECD 가입국으로서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KOICA(한국국제협력단), GCF(녹색기후기금) 등 국제협력 관련 기관들의 활약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도 KOICA 이연수 처장과 GCF의 패트릭 지통가 선임전문가가 패널로 참여해 각 기관의 기후·보건 연계 전략을 공유했다.
이진원 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 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각국의 역량 차를 극복하는 국제 협력이 핵심입니다. 한국은 기술력과 보건의료 경험을 바탕으로 중저소득국의 기후보건 회복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포럼에서 또 하나의 큰 화두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 모델’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자체로 이러한 연대의 상징이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MSF는 국적, 인종, 종교를 초월해 가장 필요한 곳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내부 구조도 재정비하고 있다.
폰테베드라 총괄은 “MSF는 단순한 구호 활동을 넘어, 현장 기반의 데이터 분석과 조기 경보 시스템을 통해 기후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적인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친환경 이동수단과 의료 장비를 도입해 지속가능한 구호 활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현미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부회장은 과학기술 기반의 지원 전략을 제안했다. “기후변화는 과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데이터 분석, 위성 감시, 저비용 진단기술 등 첨단 기술이 인도주의적 의료 현장에 접목되어야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고 밝혔다.
포럼의 마지막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기후위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 가장 외면받고 있는 지역에서 그 영향은 이미 파국적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어떤 국가도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기후와 보건 문제에 있어 보다 전방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연대 기반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포럼 참가자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한국 내 인식 확산과 국제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틱톡(TikTok)에서는 이제 단순한 댄스나 챌린지 영상보다, 화장품과 함께 아침을 준비하는 ‘겟레디위드미(Get Ready With Me)’ 콘텐츠가 더 큰 화제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 영상이 일종의 일상기록처럼 받아들여지며, 영상 속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과 루틴이 하나의 공식처럼 복제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행이 단순히 놀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진은 틱톡에서 청소년이 자주 노출되는 스킨케어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해당 영상들에 등장하는 수백 개의 제품 중 다수가 성장기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3세 사용자 계정을 시뮬레이션해 ‘For You’ 피드를 분석했으며, 총 100개의 영상에서 260개의 제품이 확인됐다.
연구에서 조사한 20개 제품은 청소년 피부에 유해할 수 있는 성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고, 일부 영상은 한 루틴에 무려 21가지 자극성 성분이 혼합된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흔하게 등장한 성분은 시트릭산을 포함한 AHA(알파 하이드록시산) 계열과 향료(Fragrance)였다. 이 성분들은 성인 피부에는 비교적 안전할 수 있지만, 보호막이 덜 형성된 어린 피부에는 붉어짐, 가려움, 자극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자외선에 민감한 성분을 사용하는 영상에서도 선크림이 등장한 비율은 겨우 25%에 그쳐, 실외 노출 시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왜 문제가 심각한가?
피부 발달 환경의 관점에서 청소년은 피부 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구조적으로 더 연약하다.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지질층 때문에 흡수율이 높고, 자극에 취약하다. 그리고 알고리즘 영향력 관점에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달리, 틱톡은 짧고 임팩트 있는 콘텐츠로 확산력이 크다. 알고리즘이 중심 사용자(13세 청소년)에게 최적화되면, 위험한 루틴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게 된다.
영상 속 크리에이터들은 제품이 좋다는 주관적 추천만 있지 성분 안전성 해설과 적절한 사용빈도, 노화방지와 민감성 차이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로 청소년은 피드를 그대로 따라하기에 몰두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을 ‘정상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반복 시청을 통해 “예뻐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각인되고, 이 과정에서 성분 안전성이나 사용 빈도에 대한 인식은 거의 사라진다. 문제는 이러한 루틴을 따르는 청소년들이 제품 라벨보다는 틱톡 콘텐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피부는 흡수율이 높고 민감하기 때문에, 고농도 화학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EWG(미국 환경 워킹 그룹)는 자사의 Skin Deep®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품 성분 안전 등급을 제공하고 있으며, EWG Verified® 마크가 있는 제품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더불어 패치 테스트를 생활화하고, 저자극 클렌저와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를 중심으로 한 최소 루틴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편 학교 교육과 부모의 역할도 강조된다. 학교 보건 시간에 스킨케어 안전 교육을 포함하고, 가정에서도 피부 타입별 유의점과 안전 성분에 대해 함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유행을 막는 대신, ‘피부를 아끼는 똑똑한 루틴’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지금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청소년 건강을 위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환경부가 2025년 6월 25일부터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보증금 없는 다회용컵 시스템’을 본격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대형 놀이공원 업계의 친환경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원순환과 일회용품 감축을 목표로 한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3월 25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용인특례시와 함께 ‘에버랜드 맞춤형 일회용컵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3개월 간의 준비 끝에 다회용컵 시스템이 본격 가동된다. 기존에는 다회용컵 사용 시 1,000원의 보증금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에버랜드는 이를 과감히 폐지하고 이용객들이 부담 없이 다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6월 25일부터 에버랜드 직영 매장 및 입점 매장에서 무보증금 다회용컵 제공이 시작된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시스템 준비 후 올해 하반기 중 도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캐리비안베이 역시 7월 1일부터 시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회수 체계도 철저히 준비됐다. 에버랜드는 식음료 매장, 놀이기구 주변, 입출구 등 60여 곳에 반납함을 설치해 이용객들의 편리한 반납을 유도한다. 수거된 다회용컵은 고온고압 산업용 세척기와 UV 살균장비를 통해 위생적으로 세척돼 재사용된다.
환경부와 에버랜드는 이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캠페인, 공원 내 대형 스크린 영상, 매장 내부 게시물 등 다양한 홍보를 병행한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보증금 없는 다회용컵 시스템은 대형 놀이공원의 특성을 고려한 감량 방안”이라며 “향후 다른 관광·문화 시설로 확산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주목 받는 지속가능 관광 모델로 부상 가능성
에버랜드의 시도는 단순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넘어 국제 관광업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 관광지와 테마파크의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는 글로벌 환경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에버랜드의 ‘무보증금 다회용컵 시스템’은 기존 일회용 대체재 수준에 머무른 해외 사례와 비교해 한 단계 진일보한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디즈니랜드나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은 종이컵, PLA컵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수·세척·재사용의 순환 시스템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에버랜드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도시 단위 다회용 시스템에 준하는 선진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셈이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부 방문객들은 “예쁜 디자인의 다회용컵은 기념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호응을 보였고, “쓰레기통 없는 공원이 쾌적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컵을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어, 에버랜드는 휴대용 컵 보관 파우치 판매, 반납 리워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에버랜드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해 고속도로 휴게소, 경기장, 대형 콘서트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보급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용컵을 쓰고 버리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정부, 기업, 시민 모두의 자발적 참여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에버랜드의 시도는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 대형시설 운영 혁신, 자발적 협약을 통한 정책 실효성 입증, 글로벌 선진사례 구축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 환경정책의 체질 변화를 이끌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와일드타입(Wildtype)이 개발한 실험실 배양 연어에 대해 판매 승인을 내리면서, 식품 생산 역사상 획기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 이 결정으로 와일드타입의 배양 연어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최초로 판매가 시작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판매가 허용된 첫 번째 배양 해산물로 기록됐다.
배양 해산물은 기존의 어획이나 양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한다. 물고기를 기르거나 잡는 대신, 어류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살코기, 지방, 결합조직 등 실제 어류의 조직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대규모 어획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 동물 윤리 문제를 피하면서도 실제 생선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와일드타입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저스틴 콜벡(Justin Kolbeck)은 “이 기술이 신생 스타트업 입장에선 긴 여정처럼 느껴졌지만, 식품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FDA는 총 6년에 걸쳐 8차례 심층적인 검토를 진행한 끝에 와일드타입의 배양 연어가 기존의 방식으로 생산된 연어와 비교해 안전성에서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승인 이후 포틀랜드의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수상 셰프 그레고리 구르데(Gregory Gourdet)가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 ‘칸(Kann)’에서 배양 연어 요리가 선보였고, 첫날 준비된 물량이 완판되며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확인했다. 콜벡은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특별한 실험처럼 여기기보다는 또 하나의 새로운 해산물 선택지로 받아들였다”며 시장 가능성을 낙관했다.
글로벌 경쟁 속 또 다른 선두주자들
와일드타입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배양 연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플래시피쉬(Flyfish)는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 상태의 어류 세포를 활용하여 대량 배양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일본의 셀린드(Cellined) 역시 자국의 해산물 소비 문화에 맞춘 고급 배양 연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셀린드는 일본 내 스시 산업과 협력해 실제 스시용 생연어의 식감과 풍미 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덜란드의 블루나루(BlueNalu)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참치, 방어 등 다양한 고급 어류 품종의 배양 기술을 확보해 다국적 유통망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배양 해산물 시장은 이제 단일 기업의 독점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적 접근과 문화적 맞춤 전략이 공존하는 복합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국 소비자의 입맛, 문화, 안전성 기준에 맞춘 맞춤형 배양 해산물이 글로벌 식탁을 채울 날도 머지않았다.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안: 배양 연어의 미래 가능성
배양 연어가 갖는 가장 큰 의의 중 하나는 환경 지속 가능성이다. 세계 곳곳의 해양 생태계는 과도한 어획으로 이미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기후 변화까지 가세해 어류 개체수 감소와 서식지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양식업이 일시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양식장 역시 수질 오염, 질병 확산, 자원 낭비 문제를 안고 있다.
콜벡은 “브리스톨 베이처럼 아름다운 야생 어장들이 미래 세대에도 지속되려면, 자연산 어획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며 배양 연어의 가치를 강조했다. 전 FDA 규제 전문가였던 에릭 슐츠(Eric Schulze)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는 나라이고, 이번 승인은 소비자 선택권과 식품 안전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배양 단백질 산업은 환경적 이점 외에도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 고부가가치 제조업 일자리 창출, 벤처 투자 확대, 식품 기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미국 외에도 싱가포르, 이스라엘, 일본, 네덜란드 등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양육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글로벌 주도권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식품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와일드타입의 배양 연어는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한 걸음이자, 과학기술이 어떻게 환경 보전, 윤리적 가치, 경제 성장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노르웨이 최북단의 눈 덮인 광야에서, 얼어붙은 바람이 오랜 숲을 조성하고 순록 떼가 수천 년간 이어온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이 땅에서 복잡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가 최근 제시한 야심찬 기후 의제는 유럽 유일의 공인 원주민인 사미족의 오랜 권리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노르웨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위한 생명선으로 계획된 54km의 고전압 송전선이 있으며, 이는 동시에 사미족 문화의 섬세한 생존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
이 대립은 근본적인 보편적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다: 기후 변화를 억제해야 한다는 절박한 명령과 원주민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권리와 생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북극은 유례없는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으며, 산업 개발 압력이 사미족 전통 영토에 가중되는 가운데 전 세계가 이 법적·윤리적 전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은 국제적 선례를 만들 잠재력을 품고 있다.
에퀴노르 프로젝트: 기후 해결책인가, 문화적 위협인가?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거대 기업인 에퀴노르는 북극권 북쪽의 핀마르크 주를 가로지르는 54km 길이의 송전선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은 LNG 플랜트의 가스 터빈을 재생 에너지로 구동하도록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바렌츠해 연안에 위치한 해머페스트 LNG 시설은 약 650만 유럽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천연가스를 생산하며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에퀴노르는 이 시설을 전기화하면 국가적·세계적 기후 노력 모두에 획기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 야망 아래에는 수천 년간 자연과 공존해 온 원주민의 현실이 존재한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일부에 걸친 사프미(Sápmi) 영토에 사는 사미족은 반유목 생활 방식으로 순록 사육에 의존한다. 순록은 고기뿐 아니라 의복용 가죽, 전통 공예품용 뿔 등을 제공하며, 사미족 정체성의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제안된 송전선은 중요한 순록 이동 경로를 가로지른다. 순록은 인공 구조물, 특히 탑과 소음 공해를 본능적으로 회피한다. 이로 인해 계절별 이동이 방해받고 있으며, 이는 이미 급속한 북극 온난화로 인해 더욱 불안정해진 상태다. 사미족에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생계 문제를 넘어 문화적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한다.
사미족
역사적 긴장: 침탈의 유산
노르웨이 개발 프로젝트가 사미족 이해관계와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대 악명 높은 알타 분쟁은 노르웨이 집단 기억에 깊이 새겨져 있다. 정부가 알타 강에 댐을 건설하려 하자, 사미 마을 침수 위기가 촉발되어 평화적 시위가 시작되었고 이는 스칸디나비아 최대의 원주민 권리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결국 정부는 프로젝트를 축소했지만 깊은 불신의 상흔을 남겼다.
최근에는 사미 영토 곳곳에 들어선 대형 풍력발전소들이 긴장을 재점화했다. 2010년 포센 지역에 대규모 풍력 단지가 건설되면서 방목지가 침해되었다. 소음 공해와 날리는 얼음 조각은 순록뿐 아니라 전통 목축의 고요한 환경마저 해쳤다. 2021년 노르웨이 대법원은 이 허가를 무효로 판결했으나, 풍력 단지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2024년 정부는 문화적 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47만 3천 달러를 지급했다.
이런 약속 위반과 땅 사용 갈등의 역사는 에퀴노르 프로젝트에 대한 사미족의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 쟁점의 핵심에는 유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69조에 명시된 ‘자유롭고 사전적이며 충분히 정보에 기반한 동의(FPIC)’ 원칙이 있다. 이는 원주민의 토지에서 개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그들이 충분히 정보를 얻고 자유롭게 동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노르웨이는 공식적으로 FPIC을 존중한다고 주장하지만 실행은 일관되지 않았다. 2021년 협의법 채택으로 절차가 강화되었지만, 포센 판결 등 법원 결정들은 현실적 부족함을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사빈센터의 마리아 안토니아 티그레 박사는 “강제력이 부족한 규범으로는 FPIC이 종이 약속에 그친다”며 “강력한 국제 협약과 엄격한 국내법이 있어야 이 권리가 진정 보장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사미 의회 평의회는 2025년 4월 법적 대응 승인을 공식 요청했다. 그들은 이번 송전선 프로젝트가 FPIC과 노르웨이 헌법의 원주민 보호 의무를 모두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순록 역시 생태학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법적 원칙을 넘어 목축 관행 그 자체가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는데 순록 이동은 계절별 초지 변화, 적설 상태, 포식자 패턴에 따른 섬세한 조화로 이루어진다. 송전선 같은 대형 인프라가 이 경로를 단절시키면 목동들은 위험한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핀마르크의 빙하는 급격히 후퇴 중이며, 이는 하류 범람과 늪지화를 초래한다. 이 습지는 순록에게 치명적인 발굽병을 유발한다. 이동 경로가 좁아질수록 이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 겨울철 강설 대신 비가 내리는 빈도가 증가하며, 이 비가 눈 위에 얼어붙어 순록이 주요 먹이인 지의류에 접근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른바 ‘얼음 갑옷 현상’은 순록 건강을 위협하고 사미 생계의 불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킨다.
역설적으로, 기후 완화 프로젝트가 사미족이 직면한 기후 취약성을 악화시키는 셈이다.
정부의 입장과 원주민 투쟁
노르웨이 정부는 사미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1966년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이 규약은 원주민 문화 관행에 대한 일부 제한을 허용한다.
엘리사벳 세더 에너지 부장관은 “이번 송전선이 문화 관행을 불가능하게 만들 만큼 심각한 방해는 아니다”며 경제적·환경적 이익이 국지적 불편을 능가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단순한 기후 리더십이 아니라 유럽 에너지 안보의 핵심인 노르웨이 LNG 수출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머페스트 시설의 전기화는 안정적 공급국으로서 노르웨이의 위상을 높이며 지역 일자리 창출도 약속한다.
이처럼 세계 에너지 정치, 국가 경제 이익, 원주민 권리가 뒤엉킨 이번 갈등은 복잡한 양상이다.
사미족의 곤경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캐나다 타르샌드까지 원주민이 국가 기후 전략에서 배제되는 세계적 패턴을 반영한다. 원주민 땅은 종종 녹색 에너지나 경제 개발 명분 아래 공터 취급된다.
티그레 박사는 “이 문제는 탄소 지표를 넘어선다. 대체 불가능한 문화유산과 지구 건강에 필수적인 생태계를 보호하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원주민의 생태 보전 능력은 오랫동안 인정받아왔다.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면 인권뿐 아니라 기후 해결책의 장기적 효과성마저 약화된다.
2025년 중반 현재, 에퀴노르 송전선 공사는 법적 교착에 빠져 있다. 사미 의회의 도전은 국제 재판소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노르웨이의 ILO 169 이행 여부가 심층 심사를 받게 된다.
사미측 승소 시, 이는 원주민 토지권 법리에서 세계적 기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국가가 승리하면 세계 각국이 기후·경제 우선 논리로 원주민 반대를 무시하는 관행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법적 결과와 무관하게 사미족은 깊은 문화적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언어 부흥, 청년 목축 참여 확대, 구술 역사 디지털 보존 등을 통해 문화유산을 적극 수호 중이다.
핀란드 사미 연구자 테로 무스토넨은 “진정한 FPIC이 완전히 존중된 사례는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다. 그러나 사미 정신은 외부 압박 속에서도 적응하고 저항하며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누구의 기후 전환인가?
노르웨이 사례는 많은 선진국이 직면한 도덕적 모순을 보여준다: 탈탄소화가 과거 원주민을 착취하던 논리를 되풀이하지 않고 가능할까? 배출은 적더라도 강압적·배제적 기반 위에 세워진 녹색 인프라는 본질적으로 정의롭지 않다.
진정한 기후 리더십은 오랜 권력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형평성은 부차적 고려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핵심 원칙이어야 한다. 투명한 참여 절차, 공정한 보상, 신성한 땅 존중, 강제력 있는 법적 안전장치가 표준이 되어야 한다.
사미족의 투쟁은 전 세계 기후 커뮤니티에 경고와 행동 촉구를 동시에 보낸다. 기후 진전의 진정한 척도는 대기 중 탄소 농도뿐 아니라 다양한 인권이 얼마나 성실히 존중되었는가에도 달려 있다.
전례 없는 지구적 위기 앞에서 행동의 긴급함이 조상 대대로 섬세한 생태와 공존해온 이들의 권리를 짓밟는 정당화가 되어선 안 된다. 사미족과 노르웨이 정부 간의 에퀴노르 송전선 분쟁은 기후 긴급성과 윤리적 통치의 균형을 시험하는 전형적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든 중단되든 법적 해석과 정치적 절충에 달려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국가는 효율적일 뿐 아니라 정의로운 기후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는가? 고대 지혜와 현대적 회복력을 지닌 사미족은 지속가능성이 정의와 불가분하다는 점을 강력히 상기시킨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가 인천 송도에 위치한 ‘극지환경재현실용화센터’의 입주기업을 공개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극지연구와 관련된 기술적 역량을 보유했거나 극지 자원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 및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모집은 6월 12일부터 7월 11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며, 최종 선정 시 최대 7년간 입주 및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극지환경재현실용화센터(이하 실용화센터)는 지난해 11월 개소한 이후, 산학연이 협력하여 극지 기술의 실용화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순한 극지 연구 공간을 넘어, 첨단 실험시설과 극지연구소의 축적된 자원을 기반으로 신기술 개발 및 융합 연구가 가능한 개방형 연구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재 이 센터에는 2023년 첫 입주 모집을 통해 선발된 한 개 기업과 한 개 단체가 입주해 있으며,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다양한 시료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동연구와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극지 기술 및 아이디어 보유 단체 대상 입주기업 공개 모집
이번에 모집하는 대상은 극지 관련 기술을 보유한 예비 창업자, 극지 생물이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창업기업, 극지 시료나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중소기업 등이다. 여기에 더해, 극지 연구를 지원하거나 극지 교육 및 홍보에 기여할 수 있는 법인 및 비영리단체도 포함된다. 입주 심사는 제출된 사업계획서의 내용과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며, 발표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선정된 기업이나 단체는 초기 3년간 실용화센터에 입주할 수 있으며, 추가로 최대 4년까지 연장이 가능해 장기적인 연구 및 기술 상용화의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세계적 수준의 극지 연구 인프라 제공
입주 기업에게는 단순한 사무공간을 넘어서, 국내에서 드물게 극지 환경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첨단 연구 인프라가 제공된다. 특히 ‘달환경모사초저온실’은 영하 80도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어 실제 남극이나 북극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극지 생물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극지생물배양실, 바이오 기술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분석할 수 있는 바이오생산분석실 등 다양한 실험실이 완비돼 있어 극한 환경 기반 기술 개발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입주 기관은 극지연구소와의 협업 기회를 통해 보다 심화된 공동 연구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생물학적 시료, 환경 데이터, 해양·기후 정보 등은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의 기반이 되며, 이는 특히 바이오 산업, 기후 대응 기술, 해양 자원 활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파급력을 갖는다. 연구소는 입주기관과의 공동 과제 수행, 기술 이전, 극지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을 통해 상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입주 신청은 극지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서식을 내려받아 이메일 또는 우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신청서에는 사업계획의 구체성, 기술의 독창성, 극지와의 연계성 등 다양한 평가 요소가 포함돼 있으며, 실용화 가능성과 사회적 파급력 또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극지연구소 측은 이번 공모를 통해 극지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극지환경재현실용화센터는 단순한 실험 공간이 아니라, 실제 극지에 가지 않고도 극지와 동일한 조건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소”라며, “극지 분야의 유망 기업들이 이곳에서 기술력을 키우고, 산업화에 성공하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극지연구소는 민간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새로운 극지 산업 생태계를 이끌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극지는 그동안 먼 땅, 과학자의 세계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기후위기와 해양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자원의 보고이자 기술개발의 시험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실용화센터 입주기업 모집은 우리나라가 이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극지 기술의 상용화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집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극지연구소 공식 홈페이지(http://www.kopri.re.kr)에서 확인 가능하며, 극지라는 척박한 땅에서 미래 산업의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번 기회는 의미 있는 첫 걸음이 될 전망이다.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에 위치한 한 재활용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폐배터리를 갈아 검은 가루 형태로 만들고 있다. 이 ‘블랙 매스’로 불리는 가루는 원래 해외 정제소로 수출돼 니켈, 코발트 등 귀중한 금속이 추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장에서 직접 리튬카보네이트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용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다.
이 공장을 운영하는 매사추세츠주 기반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는 북미 유일의 재활용 리튬카보네이트 생산업체로, 이달 말부터 연간 3,000톤 규모의 생산을 목표로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미국 내 다른 리튬카보네이트 생산처는 네바다주 실버피크에 위치한 소규모 광산이 유일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됐던 친환경 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은 대대적인 제동에 직면했다. 보조금과 융자 중단, 에너지청 조직 축소, 그리고 의심스러운 법적 절차를 동반한 기후 정책 철회 등이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경제적 자립’이라는 명분 아래 리튬 등 핵심 광물의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재활용 업계는 혼란 속에서도 일정 부분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배터리 재활용 전문가 비트리스 브라우닝은 “현재 재활용 업계는 정책의 다음 움직임을 기다리는 ‘중간지대’에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보조금은 유지되지만, 무역전쟁과 투자 철회로 미래 불투명
이 공장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어센드 엘리먼츠는 켄터키주 홉킨스빌에 두 번째 재활용 공장을 짓기 위해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3억1,6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재활용 금속을 활용한 배터리 양극재 전구체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네바다주 리노의 아메리칸 배터리 테크놀로지 컴퍼니도 DOE로부터 1억4,400만 달러를 확보해 두 번째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사이르바 솔루션즈(Cirba Solutions)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 신규 재활용 시설을 짓기 위해 2억 달러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 대 분량의 배터리용 금속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일부 보조금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바이든 시대 핵심 법안이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수정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미 하원이 지난 5월 통과시킨 예산안은 EV 구매자 세액공제를 올해 말 폐지하고, 45X 제조 세액공제 종료 시점을 2032년에서 2031년으로 앞당겼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된다면, 배터리 재활용 업계는 주요 인센티브를 상실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무역정책이다. 중국산 원료에 대한 수입 제한은 미국 내 재활용 확대를 유도할 수 있지만, 동시에 한국 등 우방국과의 무역 갈등은 재활용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미국 업체들이 생산한 블랙 매스는 상당 부분 한국의 정제소에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반발 여론 속에 이를 90일간 유예한 상태다. 업계는 현재로서는 블랙 매스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제약은 없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제 설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친환경 붐’이 사라지면 재활용 수요도 꺼진다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단순히 광물 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청정 에너지 산업 전반의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다. 하지만 바이든의 IRA가 폐지되거나, 연방정부의 예산이 삭감되거나, 프로젝트 원가가 상승하면, EV와 배터리 공장의 건설 계획은 줄줄이 취소될 수 있다.
벤치마크에 따르면, 미국 내 재활용 가능한 배터리 중 40%는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랩이며, 15%는 수명이 다한 EV 배터리, 14%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배터리, 나머지 31%는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형 전자기기 배터리다.
전기차 및 청정 에너지 산업이 위축되면, 이 재활용 가능 물량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환경단체 E2는 트럼프 집권 이후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리튬을 세라믹, 유리, 산업용 화학 시장에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리튬의 90%가 배터리에 사용되지만, 산업 전반으로 수요처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과 3월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을 ‘비연료 광물의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재활용 기업들도 이 목표에 부합한다며 협력 의사를 밝히고 있다. 리사이클(Li-Cycle)의 CEO 아제이 코차르는 “핵심 광물은 미국의 에너지 경제 회복력에 핵심”이라며, “재활용 산업은 또 다른 국내 공급원으로서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엇갈린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국가 안보를 내세운 광물 자립은 업계에 기회이지만, 동시에 친환경 제조업 축소는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정책의 방향성과 입법의 향방에 따라 미국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그 생존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